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KBS 뉴스9’를 진행하는 이소정(44) 앵커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올라온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1만명 넘는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지난 27일 오후 ‘KBS 뉴스9 이소정씨 하차 청원’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KBS 뉴스9의 이소정씨는 공영방송 앵커 역할을 함에 있어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 형태의 가해였다’라고 말을 해 현재 경찰에서 확인 중인 사안을 소설의 한 문구로 시청자를 확증 편향에 이르도록 해 방송의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임기 중 발생한 고소인의 성추행 고소와 사망 경위는 경찰 등에서 조사 중인 사안”이라고 언급한 이 청원인은 “조사 중인 사안을 마치 결론이 난 것처럼 방송해 사법부의 판단이 이르기 전 결론을 내리고 고인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했다”고 썼다. 청원인은 또 “박 전 시장 뉴스에서 피해호소인의 입장을 첫 꼭지에 다뤄 모든 사안이 결론이 난 것처럼 시청자가 생각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이 앵커는 지난 16일 방영된 KBS 뉴스9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관련 보도가 나간 직후 소설가 정세랑씨 소설 내용 가운데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라는 문장을 소개했다.
이어 “누군가의 죽음이 살아남은 이에겐 돌이킬 수 없는 가해가 된다는 의미다. 이 문장이 수없이 공유됐다는 건 그만큼 공감하는 마음이 많다는 뜻”이라며 “진실의 무게는 피해자가 짊어지게 됐고 피해자 중심주의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려하던 2차 가해도 범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4년간 뭐하다 이제 와 그러느냐는 한 방송인의 발언이 논란이 됐고, 한 현직 검사는 팔짱 끼면 다 성추행이냐는 비아냥을 보내기도 했다”고 말한 이 앵커는 “피해자의 고통을 염두에 두고 진실을 찾아가는 것.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격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2003년 KBS 기자로 입사한 이 앵커는 지난해 11월부터 뉴스9를 진행하고 있다. 지상파 최초로 평일 메인뉴스의 메인앵커로 여성이 발탁됐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