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전 세계가 뛰어든 가운데 백신이 빠른 시일 내에 개발돼도 얼마나 오래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백신을 맞아 형성된 항체의 지속기간은 대개 2단계 임상시험에서 가늠할 수 있으나 전 세계가 개발에 전례 없는 속도전을 펼치느라 일부 절차를 생략하면서 항체 지속기간을 확인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
미 제약업체 화이자와 모더나, 영국 옥스퍼드 대학 등이 개발 중인 백신 후보군은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언제까지 이 항체가 유지될 것인지 알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화이자 백신 연구개발 총괄 필립 도르미처는 “불행히도 지속기간과 면역성을 알아내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라고 말했다. 모더나 최고의료책임자(CMO) 탈 잭스 역시 백신의 지속력을 결론짓기엔 너무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은 “현재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의 지속력을 현재로서 알 수 없다”면서도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연구진과 개발진은 코로나19에 완치된 환자들의 항체가 얼마나 몸속에 남아있는지 관찰하고 있다. 이는 백신의 지속기간 추측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프랜시스 콜린스 원장은 “회복한 환자가 1년이 지나도 재감염되지 않는다면 백신이 최소 1년은 버티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뉴욕 마운트 시나이 병원 측은 코로나19 환자 2만여명을 상대로 초기 연구 확인 결과 이들 환자 대부분이 중간 또는 높은 수준의 항체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증상 발현 후 2~3개월 뒤 몸속에 형성된 항체가 서서히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영국 연구진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예비 연구 결과에서 94일 후 이들의 항체가 줄어들었다. 모더나의 실험에서는 백신 후보물질 2차 접종 2주 후 항체가 증가했다가 4주 후 감소한 만큼 낙관할 수많은 없는 상황이다.
마운트 시나이 병원은 코로나19 환자 120여명을 대상으로 증상 발현 후 3개월 뒤 재진찰 시 대부분 항체를 보유했지만, 그 숫자는 소폭 줄어있었다고 전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증상이 없으면 항체가 감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