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회견에 정치적 배후” 김어준, 경찰 조사

입력 2020-07-27 16:47
방송인 김어준.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정치적 배후가 있다고 주장한 방송인 김어준이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27일 오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당한 김씨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김씨가 라디오 방송에서 공연히 허위 사실을 적시해 정보통신망법 또는 형법상 명예훼손을 저질렀다며 지난달 1일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현재 해당 고발건은 마포경찰서 사이버팀이 수사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5월 26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문 일부 대목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조직을 이끌 때 쓰는 단어”라며 대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이 할머니의 주장이 최용상 가자인권평화당 대표의 논리와 유사하다며 회견문 작성에 7, 8명이 협업했다는 의혹이 있다고도 했다.

이 할머니측은 방송 이후 김씨가 언급한 내용을 강하게 반박했다. 이 할머니는 “내가 치매냐. 회견문은 직접 쓴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수양딸 곽모씨 역시 자신이 직접 이 할머니의 구술을 글로 옮겼다며 “(김씨의 주장은) 오만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사준모는 “김씨는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을 거대한 배후설 또는 음모론으로 규정했다”며 “최소한 이 할머니의 반대의견도 들어보지 않고 허위사실을 진술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할머니는 5월 7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이사장이 기부금을 할머니들에게 쓰지 않았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