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궁핍하다’는 망상으로 인해 제주지역 마트를 돌며 수차례 물건을 훔친 70대 여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장찬수)는 절도와 야간건조물침입절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모(76)씨에게 징역 5개월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고씨는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10차례에 걸쳐 제주 시내 마트를 돌며 미리 준비한 가방에 커피믹스와 즉석밥, 상추, 깻잎, 감귤, 요구르트, 골드키위, 과자, 물티슈 등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또 영업이 끝난 마트에 침입해 절도한 혐의도 받는다.
고씨는 2014년부터 자신이 소유한 모든 것을 잃어 궁핍하다고 하소연하는 ‘빈곤망상’ 등의 정신질환을 앓으면서 절도를 저지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이번 사건과 유사한 수법으로 2017년 2월에 징역형, 2018년 11월에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훔친 물건도 대부분 저가 식료품”이라며 “그동안 피고인의 나이와 정신질환 등을 고려해 선처했지만, 수차례 범행이 이뤄졌고, 피고인의 가족마저 합의할 여력이 없다고 밝힌 점,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