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의 일본인 투수 오타니 쇼헤이(26·LA 에인절스)가 투수-타자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가진 투수 복귀전에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5실점 강판 당하는 최악의 투구 내용을 보였다.
오타니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링센트럴 콜리시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3피안타 3볼넷 5실점으로 강판됐다. 오타니는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한 채 본인의 메이저리그 진출 후 최다 실점을 했다.
오타니는 1회말 선두타자 마커스 시미언에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라몬 로레아노에 볼넷을 내주며 초반부터 흔들렸다. 이어 맷 채프먼-맷 올슨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해 밀어내기로 첫 실점했다.
오타니는 평정심을 찾지 못했다. 이어진 무사 만루의 위기 상황에서 마크 캐나에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고, 다음 타자 로비 그로스먼에게도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결국 에인절스는 단 17분 만에 오타니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승계 주자까지 홈을 밟으면서 이날 오타니의 자책점은 5점까지 늘었다.
일본 프로야구시절부터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이도류’ 선수로 각광받았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18년 투수로 10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 타자로 104경기 22홈런 61타점 타율 0.285를 기록하며 미국 본토에서도 오타니의 투타겸업은 통하는 모습이었다. 그해 오타니는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까지 차지하며 자신의 시대를 활짝 열어 젖혔다.
2018년 10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지난해엔 타자로만 나섰던 오타니는 올 시즌 다시 야심차게 투타 겸업을 선언했다. 이날 경기는 2018년 9월 3일 이후 693일 만에 투수 복귀전. 하지만 씁쓸한 뒷맛만 남기게 됐다. 오타니의 5자책 투구로 에인절스는 4대 6으로 오클랜드에 무릎을 끓었고, 오타니는 복귀전에서 패전을 기록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