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위비 거론 않고 “미군은 한국과 계속 복무” 의례적 언급

입력 2020-07-27 08:33
트럼프, 한국전 정전기념일 포고문 발표
“철통 같은 한미 동맹”…방위비 문제 거론안해
북·미 협상 교착 감안해 대북 메시지도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전쟁 70주년이었던 지난 6월 25일(현지시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워싱턴DC에 한국전쟁 참전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철통같은 (한·미) 동맹은 아시아와 세계 모두의 평화에 안정에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 군대는 한국과 나란히 서서 자랑스럽게 복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전쟁 정전일인 27일을 한국전쟁 참전용사 정전기념일로 기리는 포고문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한국전쟁 정전기념일의 역사적 성격을 고려해 한·미 방위비 분담금 등 민감한 현안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미군에 대한 언급도 의례적인 표현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년 동안 정전기념일 포고문을 발표하면서 북한에 긍정적인 신호를 발신했으나 올해에는 대북 메시지가 빠졌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올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된다”면서 “한반도에서 자유와 민주주의가 위협 받았을 때 200만명의 미국인들이 군복을 입고 조국의 부름에 응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경기도 양평의 지평리 전투와 함경남도 장진호 전투, 부산 등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던 전투 지역을 거론하면서 미군들이 낯선 곳에서 싸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전쟁에서 3만 6000명 이상의 미국인이 목숨을 잃었고, 10만 30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으며, 거의 8000명이 작전 중에 실종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전쟁 직후에 한 때 폐허였던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활기가 넘치고 역동적이며 경제적으로 번영하는 민주주의 국가이자 우리(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리고는 “우리 군대는 한국과 나란히 서서 자랑스럽게 복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통해 형성되고, 우정과 자유에 대한 사랑으로 강화된 이 철통같은 동맹은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필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포고문에선 북한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에 내놓았던 포고문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역사적인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포함, 미래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줬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26일 내놓은 포고문에서도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던 일을 거론하면서 “이 걸음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등에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