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격전지 여론조사서 3승 1패 ‘우위’
“경제 회복은 바이든보다 트럼프” 여론 변수
미국 대선을 100일 앞둔 26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이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여전히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해선 낙제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초래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낫다는 민심이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트럼프, 코로나19로 침몰하나…“코로나19 대응 지지, 32%”
AP통신과 NORC 공공연구센터가 지난 16일∼20일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32%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는 AP와 NORC가 지난 3월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설문조사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여기에다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이 또한 최저치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도 38%에 그쳤다.
AP통신은 이 여론조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미국의 방향에 대한 지지가 기록적으로 낮으며 트럼프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침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BS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 21일∼24일 진행해 이날 밝힌 여론조사도 마찬가지 추세가 드러났다.
이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는 응답은 42%로 나타났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을 잘못했다’는 대답은 58%로 집계됐다.
격전지 여론조사…바이든, 트럼프에 3승 1패
코로나19 대응 실패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CNN방송과 CBS가 각각 실시한 미시간주·플로리다주·애리조나주·오하이오주 등 4개주 격전지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3승 1패를 거뒀다.
이들 4개주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승리를 챙겼던 지역들이다.
CNN방송은 여론조사기관 SSRS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시간주·플로리다주·애리조나주 등 3개 접전주를 타깃으로 정했다.
이 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3전 전승을 기록했다. 미시간주(바이든 52%·트럼프 40%), 플로리다주(바이든 51%·트럼프 46%), 애리조나주(바이든 49%·트럼프 45%)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모두 앞섰다.
특히 CNN은 미시간주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두 자리 수로 누른 부분을 집중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미시간주에서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0.23% 포인트 차로 기적적인 승리를 거뒀었다.
CBS도 유고브와 함께 격전지인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시간주에서 48%의 지지율을 얻으며 42%를 기록한 트럼프 대통령을 제쳤다. 그러나 오하이오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46%의 지지율을 얻으며 45%의 바이든 전 부통령을 눌렀다.
미시간주는 CNN과 CBS 모두 여론조사를 실시한 지역이 됐다. 미시간주가 올해 대선의 최대 관심지역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제 회복 정책은 트럼프가 낫다” 민심이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밀리긴 하지만 승부를 장담하기에는 이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가 더 높게 나온 점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CBS가 미시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경제회복을 위해선 트럼프의 정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47%가 나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경제정책을 지지하는 45%보다 2% 포인트 높게 나온 것이다.
CBS의 미시간주 여론조사에선 바이든(48%)이 트럼프(42%)를 눌렀다. 그러나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는 트럼프가 더 높은 것이다.
오하이오주도 마찬가지였다. 오하이오 유권자들의 50%는 ‘미국 경제회복을 위해선 트럼프의 정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바이든의 경제정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42%였다.
바이든 진영이 여론조사에서는 확연한 우위를 보이지만 마음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민주당 전략가들은 대선 투표일이 격차가 더 좁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