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김모(24)씨의 월북 경로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교동도는 북한과 직선거리로 불과 2.5㎞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김씨는 2017년 탈북할 당시 교동도를 통해 남측으로 내려왔고, 월북 역시 같은 경로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교동도는 강화군의 최북단으로, 2.5㎞ 거리의 바다를 건너면 바로 황해도 연백군이다. 이 때문에 ‘수영 귀순’이 잇따르는 ‘귀순 단골루트’이기도 하다. 김씨는 2017년 8월 교동도로 헤엄쳐 내려오면서 해병대 초병의 열상감시장비(TOD)에 감지됐다. 이후 군에 의해 구조된 김씨는 귀순해 김포에 거주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동도로 귀순한 사례는 한두번이 아니다. 거의 매년 반복됐다. 2012년 9월 20대 북한 주민은 통나무를 잡고 교동도까지 떠내려온 뒤 섬에서 민가 음식을 훔쳐 먹으며 지내다 주민 신고로 당국에 붙잡혀 귀순했다.
2013년 8월에는 40대 북한 주민이 교동도 앞바다를 헤엄쳐 건너왔다. 그는 해안에 도착한 뒤 불빛이 있는 민가로 달려가 문을 두드려 자고 있던 집주인을 깨운 뒤 “북에서 왔다”고 신분을 밝혔다. 2014년 8월에는 부자지간으로 알려진 50대, 20대 남성 2명이 교동도 해안으로 헤엄쳐 오는 것을 해병대 초병이 발견해 신병을 넘겨받았다. 2015년 9월에도 북한 주민이 교동도 앞바다로 남하해 귀순했다.
교동도는 대부분 해안이 철책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민간인이 거주하는 일부 구간에는 철책이 없다. 일각에서는 민간인 거주 지역인 만큼 주민 반발이 많은 철책을 보강하는 것보다 해안 정비 태세를 강화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