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거성·김외숙·황덕순…청와대 다주택자 3인, 운명의 일주일

입력 2020-07-26 17:06 수정 2020-07-26 17:17

청와대가 ‘국민 눈높이’와 ‘솔선수범’을 명분으로 자체 권고한 다주택 보유 참모의 주택 매각 기한(7월 31일)이 임박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간 2차례 권고와 일대일 면담을 거쳐 이달 안으로 다주택 참모들에게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매각하라고 지시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목한 청와대 다주택 참모 12명 중 현재까지 9명이 매각 의사를 밝히거나 인사를 통해 청와대를 떠났다. 논란과 혼선을 되풀이해온 다주택 처분 문제가 이번 주 내에 어떻게든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기준 청와대 다주택 참모 12명 중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황덕순 일자리수석은 주택 매각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거성 수석은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부동산 처분 여부에 대해 “답변 드릴 게 없다. 대변인실을 통해 밝히겠다”고 했고, 김외숙 수석과 황덕순 수석은 전화와 문자 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

김거성 수석은 경기도 구리 교문동 아파트와 서울 은평구 다세대주택을 본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월 공직자 재산신고 당시엔 은평구 다세대주택이 철거 후 재건축 중이라는 사정을 밝힌 바 있다. 김외숙 수석은 본인 명의로 부산 해운대구, 배우자 명의로 경기도 오산시에 각각 아파트를 보유 중이다. 황 수석은 본인과 배우자 공동명의로 충북 청주시에 아파트 2채와 단독주택 1채를 갖고 있다.


주택 매각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힌 참모는 노 비서실장을 포함해 6명이다. 노 실장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와 충북 청주 아파트를 모두 팔기로 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과 송파구 잠실동에 각각 1채씩 2채를 보유한 김조원 민정수석도 최근 1채를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인사 대상으로도 거론됐으나 주택 정리로 유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밖에 이호승 경제수석,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 김광진 정무비서관 등 다주택 참모도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부동산은 매각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다만 이달 기한 내에 모두 처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여 비서관의 경우 두 채 중 한 채는 올해 12월이 돼야 가능한 입주권이다.


청와대 다주택 참모 중 일부는 최근 인사로 교체됐다.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 박진규 신남방·신북방 비서관, 조성재 고용노동비서관 등은 지난 24일 비서관급 인사를 통해 교체됐다. 특히 윤 비서관은 서울과 세종 중 세종시 아파트를 최근 매각했지만 교체됐다. 윤 비서관은 “서울 집이 팔리지 않아 잘 팔리는 세종 집을 팔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노 실장 권고 당시 ‘법적으로 처분이 불가능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주택을 처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다주택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청와대에 남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주택 처분 현황은 이달 말 일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부동산 보유와 최근 청와대 참모 인사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