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내정 후 중단했던 SNS 활동을 3주 만에 사실상 재개했다.
박 후보자는 지난 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페이스북에 3건의 게시물을 올렸다. 직접 글을 쓰는 대신, 과거 자신이 진행한 특강 전문과 지인의 게시물 등을 링크해 공유했다.
가장 먼저 게시한 글에는 3년 전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 광주 특강 전문이 담겼다. 당시 국민의당 소속이었던 박 후보자는 출범 초기 문재인 정부에 대해 “지금 정부가 잘하는 것은 박수쳐 주고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대안을 제시하며 그물을 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저는 김이수(헌법재판관), 김상조(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흠결이 있지만 국가 대개혁을 위해 (청문회) 통과를 시켜주자는 주장을 해왔다”는 언급도 나온다.
이어 별도의 게시물을 통해서는 지인이 어린 시절 수세식 화장실을 처음 경험하고 느낀 소감을 쓴 글을 공유했다. 가수 패티김과 윤복희가 팝송 ‘You raise me up’을 부르는 영상도 공개했다.
26일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자가 올린 글들이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느끼는 복잡한 심경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학력 위조 의혹과 대북송금 사건으로 드러나는 친북 성향 등을 집중 추궁하겠다는 야당에게 하고자 하는 말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앞서 그는 지난 3일 후보자 내정 소식이 전해진 직후 “만약 소정의 절차를 거쳐 공식 임명받으면 각오를 밝히겠습니다만 먼저 제가 느낀 최초의 소회를 밝힌다”며 “역사와 대한민국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님을 위해 애국심을 가지고 충성을 다 하겠다. 앞으로 제 입에는 정치라는 정(政)자도 올리지 않고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국정원 개혁에 매진하겠다”는 짧은 글을 썼다. 그러면서 “SNS 활동과 전화 소통을 중단한다”고 알렸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