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탈북자 헤엄쳐 월북한 듯… 탈북녀 성폭행 혐의도

입력 2020-07-26 15:16 수정 2020-07-26 15:24
북한은 지난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회의에 참석한 정치국 위원과 후보외원들 일부는 자리에서 일어나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청취하거나 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 당국이 26일 최근 한 탈북민이 개성을 통해 도로 월북했다는 북한 보도에 대해 ‘월북자 발생’을 사실상 공식 확인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현재 군은 북 공개 보도와 관련, 일부 인원을 특정해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감시장비 녹화영상 등 대비태세 전반에 대해 합참 전비검열실에서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월북한 탈북민은 2017년에 귀순했던 20대 김모씨로 알려졌다. 경기 김포에 거주해온 김씨는 1996년생으로 월북을 위해 김포, 강화, 교동도 일대를 사전 답사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에서 중학교까지 나온 김씨는 3년 전 한강 하구를 통해 탈북 후 김포에 거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지난달 중순께 김포 자택에서 평소 알고 지낸 탈북민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강간)로 같은 달 한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주재하에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가 열린 사실을 보도했다. 통신은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분계선’이라고 표현한 것 관련해 일각에서는 군사분계선(MDL) 철책이 뚫렸을 가능성도 나왔다. 다만 군은 현재까지 지상이 아닌 한강 하구를 통해 헤엄쳐 북한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이 월북 날짜라고 특정한 19일은 북한 지역에 도달한 날짜로 적시했을 수도 있어 기간을 폭넓게 잡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오전까지 북한의 보도 내용에 대해 “확인 중”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그러나 북한 보도가 나온 지 약 8시간여 만에 월북 사례가 있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이를 두고 군 당국이 북한 보도가 나온 이후에야 월북 사실을 인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사 결과에 따라 또다시 군 경계태세에 대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