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확진자 4만명 쏟아져도…인도 정부 “지역사회 전파없다”

입력 2020-07-26 14:40
지난 18일(현지시간) 인도 카슈미르의 한 화장장에서 군인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동료의 관에 꽃잎을 뿌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흘 연속으로 4만명대를 기록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하고 있다. 지역사회 전파를 인정하는 동시에 감염병 확산을 통제하지 못한 정책 실패를 자인한 꼴이 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4만8661명 증가한 138만5522명이다. 최근 4일 연속으로 4만명대 후반의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인도에서는 지난 20일 하루 확진자 수가 처음 4만명을 돌파한 뒤 이틀간 3만7000명대를 기록하다가 다시 폭증하고 있다. 누적 사망자 수는 3만2063명이다.

인도에서는 지난 5월부터 봉쇄 조치를 풀면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인구 300만명의 소도시 서부 푸네의 확산세가 여전히 거센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의 하루 확진자 수는 3088명으로 현재까지 7만3007명이 감염됐다. 인구 2000만명인 수도 뉴델리에서 이날 1142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3배에 이르는 확산세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의 한 코로나19 방역센터에서 의료진이 아이와 대화하고 있다. 아이는 천진난만한 눈빛이다. AP 연합뉴스

그럼에도 인도 연방정부는 공식적으로 “지역사회 전파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가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하고 있는 동시에 모디 총리의 감염병 방역 대책도 잘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내부적으로 강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인도 정부의 이러한 태도에 비판적이다. 뉴델리 ‘서 강가람 병원’의 의사 아르빈드 쿠마르는 BBC방송에 “감염원을 찾을 수 없는 환자의 수가 계속 늘어난다”며 “인도에서도 지역사회 전파가 발생하고 있다”고 냉정히 지적했다. 바이러스 학자인 샤히드 자밀도 “정부는 의사와 전문가의 말에 귀 기울이고 (확산세 관련) 증거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