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에서 목 부위에 나무 꼬챙이가 박힌 갈매기가 발견됐다.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관광객이 쓰레기 처리에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태안군자율방역단원으로 활동하는 홍모(57)씨는 이날 오전 만리포해수욕장 분수대 앞에서 목 부위 밖으로 나무 꼬챙이가 4㎝ 정도 삐져나온 갈매기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이 갈매기는 관광객이 던져주는 과자를 주워 먹던 수십마리의 갈매기 중 한 마리로 추정된다. 어묵이나 닭고기 등 음식물을 꽂을 때 사용되는 꼬챙이였다.
홍씨는 이 갈매기가 관광객이 던져주거나 버린 어묵꼬치 등을 꼬챙이째 삼킨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꼬챙이를 힘껏 잡아 빼내려 했지만, 삼킨 지 너무 오래돼서인지 살에 달라붙어 있어 잘 빠지지 않아 포기했다”며 “동물병원 등에 연락했지만 천연기념물이나 보호종이 아니어서인지 관심을 보이지 않아 그냥 놓아줬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일회용 마스크도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제대로 분리수거하지 않고 그냥 버리면 환경을 파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의 동물보호단체 RSPCA는 지난 19일 에섹스주의 첼므스포드의 거리에서 우연히 날지 못하고 땅바닥을 서성이는 갈매기 한 마리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았다.
거리를 헤매는 갈매기 한마리를 본 상점 점원은 갈매기가 상처를 입었다고 판단해 상태를 살피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다. 갈매기는 애써 날아가는데 성공하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점원은 갈매기 발에 묶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회용 마스크였다. 갈매기의 양 다리는 귀에 거는 탄성 있는 줄에 칭칭 감겨 있었다.
이 점원은 “거의 움직이지 못하던 이 갈매기는 사람이 다가가자 두려워하며 도망치고 싶어했지만 한 발로 깡충깡충 뛰기만 할 뿐이었다”며 “그 뒤로도 갈매기는 같은 장소에 몇시간씩 움직이지 않고 앉아있었다. 너무 걱정스러웠다”고 말했다.
결국 코로나 국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피서를 즐기되 자연 보호를 위해 사용한 마스크를 비롯한 쓰레기를 잘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