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이래도 쓰레기 버릴 겁니까? 목에 꼬챙이 박힌 갈매기

입력 2020-07-26 13:34
26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해수욕장에서 목 부위에 어묵이나 닭고기 등 음식물을 꽂을 때 사용하는 날카로운 나무 꼬챙이가 삐져나온 갈매기 한 마리가 발견됐다. 관광객이 던져주거나 먹다 버린 어묵꼬치 등을 꼬챙이째 삼켰다가 밖으로 삐져나온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26일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에서 목 부위에 나무 꼬챙이가 박힌 갈매기가 발견됐다.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관광객이 쓰레기 처리에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태안군자율방역단원으로 활동하는 홍모(57)씨는 이날 오전 만리포해수욕장 분수대 앞에서 목 부위 밖으로 나무 꼬챙이가 4㎝ 정도 삐져나온 갈매기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이 갈매기는 관광객이 던져주는 과자를 주워 먹던 수십마리의 갈매기 중 한 마리로 추정된다. 어묵이나 닭고기 등 음식물을 꽂을 때 사용되는 꼬챙이였다.

홍씨는 이 갈매기가 관광객이 던져주거나 버린 어묵꼬치 등을 꼬챙이째 삼킨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꼬챙이를 힘껏 잡아 빼내려 했지만, 삼킨 지 너무 오래돼서인지 살에 달라붙어 있어 잘 빠지지 않아 포기했다”며 “동물병원 등에 연락했지만 천연기념물이나 보호종이 아니어서인지 관심을 보이지 않아 그냥 놓아줬다”고 설명했다.

마스크에 두 발이 묶여있는 갈매기. RSPC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일회용 마스크도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제대로 분리수거하지 않고 그냥 버리면 환경을 파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의 동물보호단체 RSPCA는 지난 19일 에섹스주의 첼므스포드의 거리에서 우연히 날지 못하고 땅바닥을 서성이는 갈매기 한 마리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았다.

거리를 헤매는 갈매기 한마리를 본 상점 점원은 갈매기가 상처를 입었다고 판단해 상태를 살피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다. 갈매기는 애써 날아가는데 성공하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점원은 갈매기 발에 묶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회용 마스크였다. 갈매기의 양 다리는 귀에 거는 탄성 있는 줄에 칭칭 감겨 있었다.

이 점원은 “거의 움직이지 못하던 이 갈매기는 사람이 다가가자 두려워하며 도망치고 싶어했지만 한 발로 깡충깡충 뛰기만 할 뿐이었다”며 “그 뒤로도 갈매기는 같은 장소에 몇시간씩 움직이지 않고 앉아있었다. 너무 걱정스러웠다”고 말했다.

결국 코로나 국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피서를 즐기되 자연 보호를 위해 사용한 마스크를 비롯한 쓰레기를 잘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