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채준석 교수 살해한 18살 용의자들의 얼굴

입력 2020-07-26 11:23
살해 혐의로 체포된 제이비언 에절(18·왼쪽)과 개브리엘 오스틴(18·오른쪽). AP연합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채준석 교수가 실종 4개월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10대 용의자들 역시 수사당국에 붙잡혀 얼굴을 드러냈다.

미 애리조나주 매리코파카운티 보안관실은 채 교수의 시신을 지난 17일(현지시간) 서프라이즈에 있는 한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채 교수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제이비언 에절(18)과 게이브리엘 오스틴(18)도 체포해 수감 중이다. 이들은 1급 살인, 무장 강도, 차량 절도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보안관실은 지난 3월 25일 채 교수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5일 후 애리조나로부터 한참 떨어진 루이지애나주 슈레브포트의 경찰관들이 채 교수 소유 차량에 에절과 오스틴 등 3명이 타고 있는 것을 발견했고 보안관실에 통지해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됐다.

지난 3월 실종된 뒤 시신으로 발견된 애리조나주립대 채준석 교수. 연합뉴스

경찰은 조사를 통해 채 교수가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교외에서 살해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용의자들이 시신을 대형 철제 쓰레기통에 유기한 정황까지 포착했다. 지난 5월 11일부터는 서프라이즈의 노스웨스트 리저널 쓰레기 매립장에서 광범위한 수색을 벌였고, 그 결과 67일 만에 채 교수의 유해와 범행 증거들을 찾아냈다. 채 교수가 실종된 지 114일째 되는 날이었다.

용의자들은 루이지애나에서 매리코파카운티로 이송돼 보안관실 감옥에 투옥돼 있다. 다만 채 교수의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용의자들의 범행 동기에 대한 정보도 나온 게 없다.

채 교수는 1998년 고려대를 졸업한 뒤 미 미시간대학에서 전기공학·컴퓨터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5년 애리조나주립대에 조교수로 합류했고 실종 당시에는 이 대학 풀턴공학대학원 연구 담당 부학과장을 맡고 있었다. 학생들에게 존경받는 스승이었으며 4건의 미국 특허를 취득하고 많은 논문을 쓰는 등 학문적 성취를 이룬 연구자로 평가받았다.

애리조나주립대는 성명을 통해 “우리 대학 공동체의 일원이었던 채 교수를 잃게 돼 비통한 심정”이라며 “채 교수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우리의 위로를 전한다”고 추모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