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박한 표냐?” vs “안타까움”…이해찬 ‘서울’ 발언에 여야 반응

입력 2020-07-25 18:14 수정 2020-07-25 18:15
뉴시스

미래통합당 “총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서울 민주당 의원들이 받은 표는 천박한 표인가”
더불어민주당 “재산 가치로만 평가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을 ‘천박한 도시’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여야가 이런 반응을 보였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4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언급하며 “서울 한강을 배를 타고 지나가다 보면 ‘무슨 아파트 한 평에 얼마’라는 설명을 쭉 해야 한다. 갔다가 올 적에도 아파트 설명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 센강 같은 곳을 가면 노트르담 성당 등 역사 유적이 쭉 있고 그게 큰 관광유람이고 그것을 들으면 프랑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안다”며 “우리는 한강 변에 아파트만 들어서가지고 단가 얼마 얼마라고 하는데 이런 천박한 도시를 만들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총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서울 민주당 의원들이 받은 표는 그럼 천박한 표인가”라며 “아니면 ‘천박한 서울’ 시장에는 민주당 후보도 낼 필요가 없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도 저도 아니면 막말 폭탄으로 정책 실패를 덮고자 하는 신종 부동산 대책으로 여겨진다”고 한 김 대변인은 “땅덩어리마저 갈라치는 집권당 대표의 부끄러운 발언에 우리 당이 대신 국민께 사과드리고 싶다”고 비판했다.

통합당의 논평에 앞서 하태경 같은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의 수도와 제2의 도시가 천박하고 초라한 도시가 됐다”며 “정치적 이득을 위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참 나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정작 부산과 서울을 부끄럽게 만든 것은 오거돈, 고 박원순 두 민주당 단체장의 성추행 추문”이라며 “오죽하면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에 압도적 지지를 몰아준 서울시민의 55%가 내년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서울시장에 당선돼야 한다고 응답하겠는가. 민주당은 부산과 서울시정 파행으로 만든 원인 제공자로서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민주당은 공보국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의 발언은 세종시를 품격 있는 도시로 만들고자는 취지”라며 “서울의 집값 문제, 서울이 재산 가치로만 평가되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이어 “앞뒤 문맥은 생략한 채 특정 발언만 문제 삼아 마치 서울을 폄훼하는 것처럼 보도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부산을 방문했을 때 “부산에 올 때마다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