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24일 열린 검찰 수사 심의위원회에서 내놓은 발언이 공개됐다. 한 검사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수사팀이 자신을 구속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지금의 상황을 ‘광풍’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구속되더라도 끝까지 담담하게 이겨내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한 검사장은 “권력이 반대하는 수사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법무부 장관과 중앙 수사팀이 저를 구속하거나 기소하려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광풍의 2020년 7월을, 나중에 되돌아볼 때, 적어도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 중 한 곳만은 상식과 정의의 편에 서 있었다는 선명한 기록을 역사에 남겨주십사 하는 것”이라고 위원들에게 당부했다.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위원들의 질의에 소회를 밝힌 것이다.
‘권력이 반대하는 수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 검사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일개 장관’ ‘포샵질’ 등의 거친 표현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한 검사장은 “일개 장관이 헌법상 국민의 알 권리를 포샵질을 하고 앉아있어. 국민의 알 권리가 나중에 알아도 될 권리야? 로또도 나중에 알고 먼저 아는 게 차이가 얼마나 큰 건데. 당연히 알 권리에 핵심은 언제 아느냐야. 국민은 나중에 알아도 된다는 뜻은, 우리만 먼저 알겠다는 뜻이라고” 발언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수사심의위원회의 권고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피의자 소환 등의 아주 기본적인 수사도 하지 않았다”면서 “지금의 수사심의위원회는 검찰이 부담되는 사건을 검찰 입맛대로 처리하거나 봐주기를 위한 ‘면피용 기구’가 되어버렸다. 수사심의위원회의 목적과 역할을 다시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