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 찔러 죽이겠다” 서세원이 딸 서동주에게 한 말

입력 2020-07-25 09:17 수정 2020-07-25 15:25
서동주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 변호사 서동주가 최근 출간한 에세이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에서 아빠 서세원과의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어린시절 가족의 모습을 ‘쇼윈도 가족’이라고 회상하며 힘들었던 유년시절을 전했다.

24일 여성조선은 최근 출간한 서동주 에세이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의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서동주는 이혼 후 일상, 변호사가 되기까지 과정, 힘들었던 어린 시절 등을 에세이로 담아냈다.

서동주는 어린시절 부모님이 다투던 모습을 생생히 기억했다. 어느 날 엄마 서정희의 울음소리가 들렸고 아빠 서세원은 안방 방문을 걷어찼다. 굉음가 동시에 방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또 다른 저녁에는 외할머니와 아빠가 기절한 듯한 엄마를 화장실에 끌고 갔다. 아빠는 엄마의 얼굴과 몸에 찬물을 뿌리며 소리를 질렀다. 서동주는 그 모습을 바라보는 외할머니의 표정이 미묘했다고 회상했다.

서동주는 아빠가 자신의 일기를 몰래 읽고 혼을 냈다고 했다. 하루는 좋아하는 선배와 같이 공부하고 밥을 먹었다는 내용을 일기에 적었다. 아빠는 “이 쓰레기 같은 X아! 돈 들여서 유학 보냈더니 연애 따위를 하고 앉았어?”라고 화를 냈다. 서세원은 매니저를 시켜 선배의 주소를 찾아냈다. 서동주는 당시 상황을 책에 기록했다.

“겁에 질린 엄마는 거의 졸도할 지경이었다. 또라이 같은 매니저는 아빠가 우리에게 욕을 하는 동안, 그 선배의 부모님에게 쌍욕을 퍼부으며 말했다. ‘한 번만 더 당신네 아들이 동주한테 찝쩍대면 평생 후회하게 해줄 거야, 알았어?’ 나는 아빠와 매니저가 도대체 왜 욕을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일단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엄마와 같이 빌었다. (…) 아픈 배를 움켜쥐고 밤새 앓은 그날, 나는 알았다. 아빠는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 가장 슬픈 것은 일기 쓰는 일을 그만두어야 했던 것이다”

아빠가 엄마를 폭행했던 당시도 상세히 적었다.

“아빠는 엄마를 아파트 지하에 있는 요가 룸으로 불렀다. 불륜을 들킨 아빠가 집을 나간 지 두 달 만이었다. 아빠는 ‘이혼을 해줄 바엔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하며 엄마 목을 졸랐다. (…) 엄마는 극심한 공포감에 바지에 오줌을 지렸다. 아빠는 엄마의 다리를 질질 잡아끌어 엘리베이터에 태웠다. 아빠의 수족인 두 남자까지 합세해 엄마를 구둣발로 밀었다. 엄마는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서동주는 엄마를 감쌀수록 아빠의 협박은 심해졌다.

“나는 엄마가 홀로 외롭지 않기를 바랐다. 누구나 세상에 태어난 이상, 적어도 단 한 사람에게만큼은 무조건적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엄마의 단 한 사람이기를 자처했다. 아빠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미국에 있는 나에게 매일 전화를 걸어 ‘난 널 죽이러 미국에 갈 거야. 널 보자마자 칼로 찔러 죽여 버릴 거야. 그리고 네 피부를 벗겨서 지갑으로 만들어 들고 다닐 거야’라고 말했다”

서동주 인스타그램 캡처

서동주는 서세원과 연을 끊게 된 결정적인 이유도 밝혔다. 서동주에 따르면 서세원은 딸 또래의 여직원을 서동주로 속여 대출을 받았다. 서동주가 대출 사기를 입증하려고 분주하던 시기 서세원의 측근 P씨가 등장해 서동주를 협박했다. P씨는 대출 사기에 연루된 한 명으로 “부모 이혼시키면 나중에 천벌을 받는다”고 압박했다.

“P 회장은 입에 담지 못할 욕을 나를 향해 세차게 쏟아 부었다. 나는 지지 않으려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 P 회장은 한 차례 더 욕을 퍼부었고, 나도 그 기세에 눌리지 않으려 더 큰 소리를 냈다. (…) 얼마 후 아빠는 집에 친척들을 불러놓고, 나를 이혼을 종용한 배은망덕한 딸이라고 고래고래 욕을 해댔다고 한다. 서정희는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라 이혼이고 뭐고 혼자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인데 악랄한 서동주가 다 조종한 것이라고, 서동주는 더는 내 딸이 아니라고, 그X을 칼로 찔러 죽여 버릴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서동주는 재혼 후 새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는 서세원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럴 때 인생의 고비에서 넘어져도 괜찮다며 손을 내밀어줄 한 사람.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 든든한 내 편이 있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아빠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그런 존재가 몹시도 그리운 지금, 아빠는 지구 반대편에서 다른 아이의 아빠로 살고 있다. 오지랖일지 모르지만 그 아이에게만큼은 다정한 손길로 자전거를 잡아주는 든든한 아빠이기를 바란다”

서동주 인스타그램 캡처

서세원은 지난 2015년 5월 청담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전처 서정희를 폭행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 해 8월 두 사람은 결혼 32년만에 합의 이혼했다.

서세원은 이혼 후 1년 만인 2016년 해금연주자 김모씨와 재혼해 딸을 낳았다. 김모씨는 딸 서동주보다 3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세원과 김모씨 사이에서 얻은 딸은 현재 5세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