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만에 장례 치러진 태국 연쇄살인마 ‘인육 먹는 사람’

입력 2020-07-25 00:35
아동 7명을 살해하고 인육을 먹은 행위로 총살형 이후 미라로 60여년 넘게 전시된 시 퀘이. 방콕포스트 캡처

태국에서 아동 7명을 살해하고 인육을 먹어 총살형을 당한 뒤 60여년간 미라 형태로 전시됐던 연쇄살인범의 시신이 화장됐다.

일간 방콕포스트와 미국 ABC 방송은 태국 역사상 가장 악명높은 연쇄살인범으로 알려진 시 퀘이의 시신이 23일 방콕 북서부 논타부리시의 한 사원에서 화장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장례식에는 그가 체포되기 전 노동자로 일했던 지역 주민들과 1984년 그의 이야기를 다룬 TV 드라마에서 그의 역을 맡았던 배우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인 이민자인 시 퀘이는 1954년부터 1958년까지 태국 방콕과 라용, 나콘빠톰 등지에서 7명의 아이를 살해하고 인육을 먹은 혐의로 체포돼 이듬해 총살형에 처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시 퀘이의 충격적인 범죄 행각 이후 태국 부모들은 아이들을 혼내거나 어를 때 그의 이름을 자주 사용했다. 또한 시 퀘이의 이야기는 태국에서 영화나 TV 드라마로도 수차례 제작됐다.

시 퀘이의 시신은 미라 형태로 시리랏 병원의 법의학 박물관에 ‘인육을 먹는 사람’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최근까지 전시됐다.

공개 전시된 지 60여 년 만에 화장 처리된 시 퀘이(작은 사진)의 시신. EPA연합뉴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시 퀘이가 당시 법원에서 한 진술과 범행이 발생한 시간대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와 경찰 수사에 의문이 제기됐다. 아울러 수사 기록에는 그가 살해했다는 아동 시신 3구에서 사라진 장기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시 퀘이가 장기를 먹었다고 자백했다는 경찰 발표의 신빙성에도 의구심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중국인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상태에서 중국인 이민자가 일으킨 살인 사건이 기폭제가 돼 그가 희생양이 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앞서 인간적 존엄을 위해 미라 전시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시 퀘이를 위한 적절한 장례식을 치러줘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까지 나와 시신 처리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시 퀘이의 유해가 사원에 보관될지, 아니면 다른 곳에 뿌려질지는 교정국이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