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등 프로축구리그가 재개된 국가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예방 관련해 내려진 지침을 무시하다시피 하는 사례가 빈번해 이를 향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서도 리그가 진행되면서 갈수록 비슷한 사례가 속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이 9월 개막할 다음 시즌에도 경기 중 침을 뱉거나 골 세리머니 시 과격한 접촉행위를 금지하는 지침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PL 사무국은 이번 시즌을 운영하며 쌓은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지침을 검토할 방침이다.
EPL 사무국은 지난 5월 훈련을 재개한 각 구단에 훈련 중 침을 뱉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 지침 적용대상은 지난달 17일 리그가 재개한 뒤 경기까지 확대됐다. 경기 지침에는 골 세리머니나 쿨링브레이크 중에도 선수들 간 거리를 유지하라고 내용이 있었지만 방송 중계 등에는 선수들이 이를 전혀 지키지 않는 모습들이 그대로 노출됐다.
EPL 사무국은 영국 정부 부처와 논의 뒤 각 구단에 이를 지적하는 한편 9월 12일 시작할 새 시즌에도 지침을 연장할 계획이다. 현재 경기 중 심판이 선수가 침을 뱉는 행위를 향해 경고를 줄 수는 없다. 규정상 반칙에 해당하지 않아서다. 그러나 침을 뱉는 행동이 적발된다면 여기 주의를 주며 금지시킬 수는 있다.
지난달 국제축구연맹(FIFA)는 각 국가 축구협회에 침뱉기와 관련해 기존 규정 자체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FIFA 내부에서는 침뱉기를 포함해 선수의 모든 행동을 규제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이를 적용하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어느 정도 경계감이 유지되던 시즌 초와 달리 선수들이 지침 상 금지됐던 경기 중 침뱉기, 골 세리머니 때 거리두기를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EPL과 마찬가지로 축구 규정이 바뀌지 않는 이상 이를 향해 직접적인 제재는 어렵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리그가 개막하면서 발표했던 최초 가이드라인 뒤에도 주기적으로 각 구단에 주의 공문을 보내고 있다”면서 “현재도 심판들이 해당 선수에게 주의를 주는 정도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연맹은 다음달 1일로 확정된 제한적 관중입장에 앞서 다음주 초 가이드라인을 보완해 각 구단에 전달할 계획이다. 연맹 관계자는 “원정석을 열지 여부나 매점 운영 여부 등이 보완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