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종합상황실에서 재외동포 화상 간담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외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외동포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이 재외동포를 화상 간담회 형식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재외동포 행사 개최가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날 화상 간담회에는 중국 우한, 인도, 미국 뉴욕, 일본, 베트남, 태국에 있는 재외동포가 참여했다. 각 국 재외공관에 설치된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했다.
정부가 공군 공중급유기 2대를 투입해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라크 귀국 근로자 대표인 김성열 GS건설 현장소장과 정부의 신속대응팀장인 이헌 재외동포 영사실장은 인천공항에서 간담회에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세영 외교부 1차관, 이태호 외교부 2차관 등이, 청와대에서는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강민석 대변인이 자리했다.
신봉길 주인도대사는 화상을 통해 “인도는 하루 4만명 정도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데 한국모델을 가지고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한국인임이 자랑스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또 “우리 대통령님과 모디 총리의 관계가 워낙 좋아서 인도정부는 코로나 비상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에 대해서는 특별전세기를 통해 인력들이 들어오는 것은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 엔지니어 등 2000여명이 올해 입국했다”고 전했다.
인도에서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하다가 지난 5월 어린이날 한국으로 귀국한 급성백혈병 어린이의 아버지 손혁준씨는 “1차 항암치료를 잘 마치고 올 연말까지 진행될 2차 치료를 잘 받고 있다”며 “대한민국 사람으로 태어난 게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장원삼 주뉴욕총영사는 “뉴욕 교포 사회는 한인회를 중심으로 자체 역량을 결집하여 한인 취약계층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총영사와 협력하여 주와 시정부, 그리고 지역사회의 병원, 경찰, 참전용사 요양원에 대한 다양한 방역물품 지원도 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취약한 분들 돕는 활동도 계속 하고 있다고 하니 여러모로 감사를 드린다”면서 “코로나의 경우 아시안계에 대한 글로벌 규제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있다. 아직까지 우리 교민들에게 큰 영향은 없다고 들었지만 점차 발생 건수가 늘어가고 있을테니 거기에 대해서도 각별한 대책 강구해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 종료 후 문 대통령은 해외 체류 국민 보호 강화 및 재외동포 지원 확대를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외교부 청사에 위치한 해외안전지킴센터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센터는 24시간 365일 해외 사건사고, 위난 상황에 상시 대응하고, 재외국민 보호 전담 상황실 기능을 맡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에 대한 안전 상황을 점검하고 외교부에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