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 주택 공급 방안을 서둘러 내놓겠다고 다시 한번 공언했다. 규제 일변도 정책과 맞물린 집값 급등으로 여론이 극도로 나빠지자 진화에 진땀을 빼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는 24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어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이호승 경제수석 등 정부 관계자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남춘 인천시장, 김학진 서울시 제2부시장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앞서 정부가 이달 안에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한 데 이은 후속 논의로 볼 수 있다.
참석자들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신규택지 발굴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는 게 기재부 전언이다. 기재부는 “관계부처·유관기관 등과 협의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최대한 한 조속한 시일 내에 공급 대책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녹실회의에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장을 모두 참석시킨 사실은 정부가 주택 공급 주요 대상 지역을 서울 외에 경기와 인천까지 확대하는 쪽으로 검토 중임을 시사한다. 정부는 지난 5월 초 서울에 7만 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신규 택지를 활용한 공급은 용산 정비창 부지 등 1만5000가구에 불과했다. 도심 고밀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 방안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경두 장관은 국방부가 소유한 83만㎡(25만평) 규모의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개발 등과 관련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태릉골프장과 함께 개발 후보로 거론된 같은 지역 육군사관학교 부지는 제외되는 분위기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청년, 신혼부부, 생애 첫 주택 구입자,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 위주 대책 마련하는 과정서 태릉골프장을 활용하자는 안이 의논되고 있다”며 “육군사관학교 부지는 현재로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