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도 막힌다… 증권업계, 주식담보대출 잇달아 중단

입력 2020-07-24 11:07

증권업계가 주식을 담보로 내주던 대출을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급증으로 한도가 바닥난 탓이다.

삼성증권은 전날인 23일 증시 마감 후 홈페이지를 통해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돼 신용거래융자(신용매수)와 증권담보대출 서비스를 당분간 이용할 수 없게 됐다”고 공지했다.

자본시장법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개인투자자에게 대출(신용공여)할 수 있는 총액을 자기자본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통상 대형 증권사는 한도를 60%로 유지한다. 삼성증권은 법에 따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지면 다시 안내한다는 방침이다.

KB증권도 같은 날 홈페이지에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신용공여 한도 준수를 위해 주식, 펀드, ELS 등 예탁증권 담보대출이 일시 중단된다”고 안내했다. 다만 삼성증권과 달리 신용매수는 가능하다.

NH투자증권은 신용거래융자 재원을 한국증권금융 등에서 대출받는 ‘유통융자’에서 자기자본 내에서 대출하는 ‘자기융자’로 바꿨다. 신용융자 재원인 유통융자 한도를 모두 사용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4일 증권담보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7일부터는 기존 20%, 30%, 40%인 종목별 위탁증거금율을 모두 50%로 올려 잡았다. 위탁증거금은 주식 매매 주문을 할 때 증권사에 맡기는 일종의 보증금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1일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했다가 2주 만인 15일 재개했다.

지난 22일 기준 신용융자 잔액은 사상 최대 수준인 13조7678억원으로 증시 급락과 함께 바닥을 친 지난 3월 25일(6조4075억원)의 2배가 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예탁증권담보융자 잔액은 3월 25일 15조3845억원에서 지난 21일 17조4595억원으로 늘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