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시간당 86㎜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하도가 침수되고, 하천이 범람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집중 호우에 만조 시간까지 겹쳐 도심 곳곳이 침수됐다. 갑자기 불어난 물로 주택과 지하차도는 물바다로 변했고, 5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기차와 전철 일부 구간의 운행이 중단됐으며 지하철역이 침수돼 전동차가 무정차 통과하는 일도 발생했다.
24일 부산소방본부와 부산시에 따르면 전날 쏟아진 폭우에 갑작스럽게 침수된 지하차도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3명이 안타깝게 숨졌다.
전날 오후 10시18분쯤 동구 초량동 부산역 인근 제1지하차도에서 차량 7대가 불어난 물에 순식간에 잠겼다.
인근 도로 등에서 한꺼번에 쏟아진 물은 진입로 높이가 3.5m인 이 지하차도를 한때 가득 채웠다.
당시 차량 6대에 있던 9명은 차를 빠져 나왔으나 갑자기 불어난 물에 길이 175m의 지하차도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19 구조대원이 도착해 이들을 차례로 구조했으나 익수 상태에서 발견된 60대 추정 남성과 30대 추정 여성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이어 5시간 뒤인 24일 오전 3시20분쯤 119 구조대원이 배수 작업을 벌이다가 숨진 50대 남성을 추가로 발견했다.
이 지하차도에는 분당 20∼30t의 물을 빼내는 배수펌프가 있었지만 물을 빼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부산소방본부는 오전 7시 현재까지 이 지하차도에서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비슷한 시각 해운대구 우동 노보텔 지하주차장에서도 급류에 휩쓸린 3명이 구조됐다.
24일 오전 0시쯤에는 금정구 부곡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 축대가 무너져 약 20t의 토사가 아파트 방면으로 흘러내렸다.
앞서 23일 오후 9시45분쯤 기장군 기장읍 동부리 한 이면도로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1명이 구조됐다.
해운대구 반여동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구청에서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오후 9시26분쯤엔 수영구 광안동에서 옹벽이 무너져 주택 3채를 덮치는 아찔한 일도 있었다. 다행히 주택에 있던 2명은 구조됐고 인근 주민은 긴급 대피했다.
오후 11시30분 연제구 연산동 한 요양원 지하도 침수돼 3명이 구조되기도 했다.
도시철도 1호선 부산역 지하상가와 역사는 인근 도로에서 쏟아진 물에 침수돼 전동차가 무정차 통과했다.
동해남부선 선로도 침수돼 부전∼남창 구간 무궁화호 열차, 신해운대∼일광 구간에서 전철이 각각 운행 중지됐다.
수영구 광안리 해변 도로는 바닷물과 불어난 빗물이 뒤섞여 침수되면서 해수욕장과 구분하기조차 힘들었다.
연산동 홈플러스 인근 교차로, 센텀시티 등 도심 도로 대부분에서 허벅지나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차량이 운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침수된 도로를 운행하는 시내버스 안까지 물이 들어차 승객이 좌석 위에 서 있는 모습도 보였다.
해운대 중동 지하차도 역시 침수돼 차량 1대가 고립됐다가 운전자가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이날 부산 곳곳에서 침수된 차량은 141대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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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