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X ‘표식’ 홍창현이 KT 롤스터전의 뒷이야기를 밝혔다.
DRX는 23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정규 시즌 2라운드 경기에서 KT에 세트스코어 2대 1로 역전승했다. 10승1패(세트득실 +14)가 된 DRX는 선두 자리를 수성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홍창현은 “1세트를 져 굉장히 불안한 마음으로 남은 경기에 임했는데 이렇게 이겨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DRX는 이날 1세트에 카밀, 리 신, 갈리오, 세나, 오공으로 조합을 짰다가 31분 만에 패배했다.
홍창현에 따르면 DRX는 최근 스크림에서 이 조합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한다. 일종의 ‘카밀 키우기’ 전략이었다. 다만 원래 계획대로라면 협곡의 전령이 등장하기 전 탑에서 갱킹과 다이브 등을 통해 큰 이득을 챙겨야 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선 그런 모습을 만들어내지 못해 청사진과 다른 게임을 해야 했다.
그래서 2세트부터는 게임이 후반부로 흘러갈수록 힘이 세지는 안정적인 조합으로 선회했다. “초반 힘 싸움에선 상대에 밀리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힘이 세지고 한타와 대치전 모두 강점을 보이는 조합이었다”고 홍창현은 설명했다. DRX는 2세트에 카밀, 세주아니, 아지르, 이즈리얼, 바드를 골랐다. 3세트엔 제이스, 트런들, 아지르, 이즈리얼, 바드를 선택했다.
홍창현 또한 올라프를 잘 다루는 ‘보노’ 김기범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자신의 정글 동선을 수정했다. 그는 1세트 때 정글 캠프 6개를 순서대로 비우고 바위게를 사냥하는 이른바 ‘풀 캠프’ 동선을 짰다. 2세트와 3세트 땐 돌거북 사냥을 포기하고 바로 바위게를 잡는 5캠프 동선으로 바꿨다.
홍창현은 올라프의 정글링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해 자신의 정글링 동선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돌거북을 사냥하면 턴이 꼬이겠다 싶었다. 내가 정글 캠프 6개 먹을 때 올라프가 7개를 먹더라”라며 “돌거북을 스킵하고 빠른 갱을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귀띔했다. 홍창현은 2세트 때 ‘소환’ 김준영(케넨)이 지키는 탑에서 유효 갱킹을 만들어냈다.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홍창현은 “요즘은 자나 깨나 LoL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 24시간 중에 자는 시간 빼고는 늘 LoL과 정글 동선 생각만 한다”면서 “초반 정글 동선이 많이 개선됐음을 느낀다”고 전했다. 다만 라인전이 끝난 뒤의 운영에 대해선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홍창현은 “포스트 시즌 진출뿐 아니라 우승까지도 노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시즌엔 자신감도 없었다. 시도해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어렵게 게임했다. 지금은 냉정하게 게임을 바라보며 임하고 있다”면서 올 시즌 호성적을 자신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