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측 “김앤장도 아닌데 입시 도움이 되나”

입력 2020-07-23 20:37 수정 2020-07-26 10:38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측 변호인이 법정에서 “검사가 비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아들과 사적으로 나눈 문자메시지를 공개하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최 대표 측은 대학원 입시 업무를 방해했다는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김앤장 같은 유명 로펌이 아닌 곳의 인턴 경력으로 대학원에 합격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23일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대표의 공판을 진행했다. 최 대표는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로 일하던 2017년 10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활동 확인서를 발급해 대학원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최 대표가 조 전 장관 부부와 범행을 공모했다는 입장이다. 조 전 장관 아들은 확인서를 고려대·연세대 대학원에 제출해 모두 합격했다.

검찰은 이날 서증조사에서 조 전 장관 가족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아들의 인턴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달라고 최 대표에게 부탁한 과정과 범행 동기를 입증하려는 취지였다.

최 대표 측 변호인은 거세게 반발했다. 변호인은 “(문자 메시지에) 최 대표가 등장하지 않는다. 가족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최 대표는 알 수 없다”며 “관련성이 있는 것만 조사해달라”고 항의했다. 이후에도 검찰의 증거 제시가 이어지자 변호인은 “여기서 이렇게 현출해서 다른 사람을 모욕하는 것은 검사가 너무 비겁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일부 방청객도 “비겁하다”며 변호인 발언에 동조했다.

검찰도 발끈했다. 검찰은 “변호인이 ‘검사가 비겁하다’는 언행을 쓰는데, 재판부가 자제하도록 소송지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최 대표의 범행 동기나 공모과정은 정 교수의 제의에 의한 것”이라며 “최 대표가 등장하지 않아도 간단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2017년 10월 최 대표가 정 교수에게 ‘그 서류로 아들이 합격하는 데 도움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며 보낸 문자 메시지 등을 공개했다. 정 교수는 이에 ‘그 서류는 연고대를 위한 건데 어쩌면 좋을지’라고 답신했다.

최 대표 측 변호인은 “조 전 장관과 친하다고 공모가 입증되진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합격하면 좋겠다’고 한 게 공모라지만, (지원하는) 학교와 과도 몰랐다”며 “검찰이 특이하게 해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대표 측은 또 “김앤장도 아니고 들어본 적도 없는 법무법인인데, 합격시킬 심사위원이 있겠느냐”며 인턴 사실과 합격은 무관하므로 검찰의 업무방해 주장은 성립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검찰의 신청을 받아들여 정 교수와 아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들에 대한 증인 신문은 오는 9월 15일 공판에서 진행된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