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당한 성희롱 피해를 대신 신고한 한 인도 남성이 자녀가 보는 앞에서 ‘보복 총격’을 당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23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가지아바드지구에 거주하며 기자로 일한 비크람 조시(35)에게 이같은 비극이 발생한 건 지난 20일 밤이다. 당시 조시는 자신의 집 근처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들을 맞닥뜨렸고 그들에게 피격됐다. 쓰러진 조시는 이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뒤인 22일 오전 끝내 세상을 떠났다.
이후 더 큰 논란이 불거진 계기는 사건 상황이 모두 담긴 CCTV 영상이 SNS에 공개되면서부터다. 여기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조시를 괴한 무리가 끌어내린 뒤 폭행하다가 총을 쏘는 모습이 담겼다. 또 현장에는 5세와 11세인 조시의 두 딸이 있었는데, 큰딸이 쓰러진 조시에게 달려와 울부짖는 장면도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이 보복을 목적으로 한 공격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사건 발생 4일 전, 조시가 “조카가 남성들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한 데 대한 앙심을 품은 범행이라는 것이다. 현재 용의자 9명이 체포된 상태다.
유가족들은 경찰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탓에 발생한 일이라며 당국에도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조시와 함께 일한 동료 기자들, 네티즌, 정치권 인사들은 집회와 SNS 등을 통해 고인을 애도하고 범인을 비난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