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여러 차례의 부동산 대책으로도 집값 상승을 잡지 못한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장관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집값이 오름으로 인해 젊은 세대와 시장의 많은 분이 걱정하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국회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사과의 뜻을 표시한 건 처음이다.
김 장관은 ‘김현미 장관 말 안 들었으면 쉽게 몇 억을 벌 수 있었다는 말이 떠돈다’는 미래통합당 윤영석 의원의 지적에 “이런 걱정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주택과 관련된 투기 수익이 환수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완비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어떤 이유에서 부동산이 많이 올랐다고 생각하느냐’는 미래통합당 서병수 의원의 질문에는 ‘과잉 유동성’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2015년부터 우리나라 부동산이 대세 상승기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동성 과잉공급, 최저금리 지속이 있어 상승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에 서 의원이 “부동산 추이를 보면 문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 오르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것과 연계돼 경제 총체적 실패가 생겼고 이를 만회하려 통화량을 늘리지 않았느냐”고 되묻자 김 장관은 “문재인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해서 유동성이 늘어났다는 건 제가 자료에서 본 적이 없다. 세계적인 유동성 과잉 현상의 연장선에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이어 ‘수많은 대책을 내놓으면서도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는 것에 책임지고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나’라는 질문에 “저는 절대 자리에 연연하거나 욕심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 들어와서 부동산 대책이 스물 몇 번이라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이번 대책이 5번째”라며 “어떤 대책을 내놓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정책을 만드는 것까지 부동산 대책이라고 주장하기는 조금 과도한 얘기”라고 언급했다.
김현미 장관 해임 건의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부동산 문제의 정상화,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고자 한다”며 신임 의사를 분명히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