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발주한 여수신북항 계류시설 축조공사 함선 제작 사업과 관련해 시방서에 명시된 함선 부식을 막는 특수 도료가 아닌 값싼 첨가제 도료가 납품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함선 제작 시방서에 명시된 세라믹코팅제 도료가 아닌 우레탄 계열도료에 세라믹이 첨가된 도료가 사용됐다는 것이다.
당초 시방서에 맞는 세라믹코팅제 도료의 재료 단가에 비해 3배 가량 저렴한 가격의 세라믹첨가제 도료가 납품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체는 큰 수익이 예상되지만 함선 건조 후 유지·보수비용이 추가 될 수 있다는 관련 업체들의 지적도 제기됐다.
23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이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은 2016년 5월 착공한 여수신북항 계류시설 축조공사에 총 공사비 1128억원을 투입, 접안시설 1202m와 배후부지 6만5700㎡, 친수시설 1만여㎡ 등을 조성하고 있다.
공사가 준공되면 여수항 소속 관공선과 역무선 182척, 해경경비정 17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여수해수청은 이 사업의 일환으로 총 80억여 원을 투입해 함선 9척을 제작하고 있다. 함선에 사용할 도료재와 도장공사에는 13억여 원을 투입했다.
여수해수청은 이 사업의 함선 제작 설계 시방서에는 함선 부식과 파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세라믹코팅제 도료를 사용키로 하고 예산을 세워 업체를 선정했다.
하지만 함선 제작 선정업체는 여수해수청의 승인을 받고 당초 시방서에 명시된 세라믹코팅제 도료가 아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세라믹첨가제의 우레탄 도료로 함선의 도장공사에 들어갔다.
실제로 시중에는 세라믹코팅제 도료의 경우 20㎏(14ℓ) 기준으로 100만원 대로 가격이 형성돼 있고, 세라믹첨가제 우레탄 도료의 경우 같은 기준으로 40만원 대에 판매되고 있는데 따라 최소 3배 가까이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해수부가 사업 발주시 시방서에 세라믹첨가제 우레탄 도료를 사용키로 명시했다면 예산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동종업계 한 관계자는 “저렴한 재료와 금액을 투입해 함선 도장작업을 완료한다면 업체 입장에서는 많은 이윤이 창출돼 좋을 수 있지만, 정식 세라믹도료 제품이 아닌 첨가제품이 제 기능을 하게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책임감리단 측은 “시방서에 기재된 도료는 ‘세라믹계열 도료’가 맞다”면서 “현재 시공에 들어간 상태로 시료를 채취해 국가공인시험기관에 품질검사를 의뢰한 상태다”고 밝혔다.
여수해수청 관계자는 “시험성적서 도료 확인이나 전반적인 것은 책임감리단에서 하고 있으며, 해수청에서는 보고를 받는 것은 따로 없다”면서 “이 사업에 대한 감독은 하고 있으나 굳이 감리에 대해 관여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사업 감독을 해야 하는 여수해수청이 책임감리단에게 사업을 맡겨 놓은 채 도료 제품의 사용 승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 따라 감독기관의 역할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다.
여수=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