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8사단 집단감염, 유증상 강사가 유력한 전파경로

입력 2020-07-23 16:2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이 증상이 발현된 상태에서 지역사회 활동을 해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경기도 포천 육군부대 집단감염도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유증상 강사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3일 정오 기준 포천 8사단 관련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17명이다. 방대본은 이들 중 군부대 내 교육 및 상담을 하는 강사 A씨를 가장 유력한 전파경로로 지목했다. 지난달 휴가를 다녀온 병사 2명이 부대 내 최초 확진자지만 휴가에서 복귀한 지 40여일이 지났고 부대로 출퇴근하는 간부도 전원 음성이 나왔기 때문이다.

A씨는 8사단을 방문한 지난 16일 코로나19와 관련된 미미한 증상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대 내 확진자 중 일부가 A씨의 교육에 참여했는데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가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A씨는 8사단 인근 4개 부대를 돌며 수일간 진로상담을 해 이들 부대에 대한 역학조사도 진행 중이다.

서울 송파구 사랑교회에서도 이날까지 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역학조사 결과 증상이 발현됐음에도 예배에 참석한 경우가 확인됐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가대 활동이 이뤄졌고 함께 식사한 소모임도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에서도 코로나19 유증상자가 진단검사를 늦게 받아 6명을 감염시켰다.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50대 여성 B씨는 지난 14일부터 발열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약국과 의원에서 진료 및 처방을 받으며 일주일가량 지역사회 활동을 했다. 증상 발현 전인 12일에는 전남 담양에도 다녀왔다. 이 과정에서 B씨의 접촉자 6명이 감염됐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지역 간 이동이 늘고 사람들이 휴가지에 밀집되면 집단감염 위험도 높아진다”며 “제2의 이태원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