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 “420억 강남아파트 사업 포기”

입력 2020-07-23 16:25 수정 2020-07-23 17:25
국내 부동산 전문 사모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삼성월드타워' 아파트를 통째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월드타워 아파트의 모습. 권현구기자 stoweon@kmib.co.kr

이지스자산운용이 23일 부동산 펀드를 통해 매입한 삼성월드타워 리모데링 사업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부동산 펀드를 청산하기 위해 매입한 건물을 이른 시일 내 이익 없이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스 측은 “비록 당사의 자금대출은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할지라도, 국민들의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우려가 많은 가운데 이번 사태로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속히 펀드를 청산하고 투자금 및 대출금은 수익자와 대주에게 돌려주겠다”고 했다.

앞서 이지스자산운용은 사모펀드를 통해 지난달 서울 강남구 소재 삼성월드타워 14층 아파트 1동(46가구)을 420억원에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새마을금고 7곳에서 총 270억원을 대출받았는데 100억원가량이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대출한도 규제를 초과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최근 한 자산운용사가 운용펀드를 통해 강남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매입하는 과정에서 대출 관련 규제 위반 여부가 제기되고 있다”며 아파트 매입 과정에서 대출 규제 위반 점검을 지시했다.

법무부도 전날 부동산 전문 사모펀드 등 금융투기자본의 불법행위를 포함한 부동산 불법 투기 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주택시장 가격이 불안정한 가운데 정부의 정책 기조, 아파트 투기로 인한 과도한 시세차익을 경계하는 상황에서 본래 사업 취지를 불문하고 여러 오해와 논란을 불식시키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펀드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