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 측이 KBS 기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선다. 구체적인 청구액수는 아직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검사장 측은 KBS에 대해선 ‘세금이 쓰일 수 있다’며 소송은 제기하지 않을 계획이다.
한 검사장 측 변호인은 23일 검·언 유착 의혹 오보와 관련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KBS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한 검사장을 만나 ‘야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힘이 실린다’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 취재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또 총선을 앞두고 보도 시점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씨 측이 공개한 녹취록 전문에는 해당 내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KBS 측은 보도 다음날 사과 방송을 했다.
KBS뉴스9 검언유착 오보방송 진상규명을 위한 KBS인 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즉각 진상조사를 실시하라”고 밝혔다. 연대 측은 “현재 KBS 보도정보 시스템에서 해당 기사는 사라지고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리포트가 방송되는 과정에서 리포트의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한 ‘외부 인물’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녹취록을 봤다는 제3의 인물이 있다면 실명과 실체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한 검사장은 앞서 KBS 관계자 및 정보를 제공한 성명불상의 수사기관 관계자를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한 검사장 측은 KBS 회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은 계획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BS는 나랏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소송을 내면 나랏돈을 축내게 된다는 것이다. 한 검사장은 의혹을 보도한 기자 및 책임자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낼 계획이다. 잘못을 한 기자 등 당사자들이 직접 소송에 나서는 게 맞는다는 취지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