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계에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중국이 23일 첫 화성탐사선 톈원 1호를 발사했다. 톈원 1호의 화성 탐사는 중국이 미국과 본격적인 우주 경쟁을 시작하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이 이날 오후 12시 41분 남부 하이난 소재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첫 화성탐사선 톈원 1호를 쏘아 올렸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016년 행성 탐사 계획을 밝혔지만 톈원 1호의 발사 예정일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아왔다.
톈원 1호는 중국 최대의 운반 로켓인 창정 5호에 실려 화성으로 향했다. 예정대로라면 톈원 1호는 화성 궤도를 비행한 후 내년 2월 화성에 착륙하게 된다. 중국과학원 바오 웨이민 연구원은 신화통신에 “전체 과정 중 착륙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7~8분 간 4단계를 거쳐 착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화성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옛 소련밖에 없다. 1964년 미 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한 화성 탐사선 매리너 4호가 처음으로 화성의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화성에 최초로 착륙한 것은 1971년 발사된 옛 소련의 마스3호지만 착륙 뒤 수 초 만에 화염에 휩싸였다. 이후 1976년 NASA가 쏘아올린 바이킹 1호와 2호는 화성에 착륙해 표면을 탐사했다.
탐사선은 궤도선과 착륙선, 표면탐사 로봇인 로버로 구성돼 있으며 총 무게는 연료를 포함해 5t 가량이다. 착륙 후 로버는 궤도선의 도움을 받아 지구와 통신하면서 탐사 임무를 수행한다. 탐사 일정은 3개월 가량으로 계획돼 있다. 탐사선은 화성 표면과 대기, 이온층, 자기장 등을 탐사하고 표면 샘플을 채취해 돌아올 예정이다.
톈원은 ‘하늘에 묻는다(天問)’는 의미로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의 유명한 시인이자 정치가 굴원의 시 제목에서 따온 이름이다. 굴원은 시에서 중국의 신화와 신앙, 역사에 대한 172가지 질문을 던진다. 인민일보는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톈원 프로젝트는 우주 먼 곳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국인의 결단과 끈기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화성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면서 “2011년 러시아 탐사선에 잉훠 1호를 탑재해 발사했으나 기술 결함으로 지구 궤도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날 발사 장면을 생중계하지 않았다. CCTV, 인민일보 등 관영 언론들은 발사 후 로켓이 창공으로 향하는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