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진료기록 통째로 내라” 요구에 감정 격해진 이인영

입력 2020-07-23 15:20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아들의 병역 의혹에 대한 진료기록을 모두 제출하라는 야당의 요구에 “아버지 된 입장에서 동의하기 쉽지 않다”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후보자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김기현 미래통합당 의원 질문을 받고 “개인의 진료기록을 모두 제출하라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김 의원은 이 후보자가 아들의 병역 면제를 증명할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2013년 부정교합으로 6개월 뒤 재판정이 요구됐고 6개월 후에는 척추관절병증이 발견돼 5급 판정 군 면제 받았다”며 “이 6개월 사이에 갑자기 중증도 관절병을 (진단) 받은 게 납득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2014년 1월 아들이 기흉이 왔고 수술 후 허리가 아프다고해 신경외과로 가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해보니 그 과정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무청에서 촬영한 CT는 남아있기 때문에 그 부분과 관련한 제출을 요구한다면 동의하지만 CT 외 다른 기록은 곤란하다”며 김 의원의 자료 요청을 거부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CT자료와 병무청 자료를 통째로 제출하라”며 자료를 통한 검증을 계속 요구했고 이 후보자는 제출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팽팽한 기싸움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끝내 감정이 격해진 이 후보자는 “개인 신상 기록은 다 못 내더라도 (병무청이 찍은) CT자료를 제출하겠다고 제안한 게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다.

결국 진행을 맡은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이 “여기서 질의를 멈추고 수정된 제안을 기초로 해 자료를 제출하기 바란다”며 중재했다.

이날 이 후보자는 ‘(가족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심경을 말해달라’는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말에 “아들이 아픈 것도 받아들이기 어려운데 덧씌워지는 누명같은 것은 (받아들이기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청문회에 임해야 하지만 달가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대를 이어 병역 면제를 했다는 것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프레임”이라며 “내가 군대를 가지 않아서 아들을 면제 받기 위해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한 것처럼 얘기한 것은 정말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아들의 스위스 유학 과정에 대해서도 “바젤 유학을 숨긴 것은 아니다. 나와 함께 출장 갔다가 내 아들을 만난 국회의원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