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인측 기자회견서 살의 느껴, 한국 여성운동은 끝났다”

입력 2020-07-23 11:54 수정 2020-07-23 14:16
장영승 서울산업진흥원 대표. 연합뉴스

장영승 서울산업진흥원 대표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법률대리인 측에 “살의가 느껴졌다”고 말해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였다.

장 대표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이 진행한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그들은 시장님께 사과할 여유뿐만 아니라 삶을 정리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모든 애도 행위와 진실을 궁금해하는 시민들의 마음조차 2차가해라는 표현으로 억압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고소인과 대리인은 단지 사과를 받고 싶었을 뿐이었다고 밝혔지만 과연 시장님이 사과하지 않으셨을까”라며 “시장님은 여러 정황상 잘못을 인지하셨더라도 사과를 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어제의 기자회견을 통해 나는 대리인을 포함한 그들의 초조함을 보았다”며 “기자회견을 통해 고소인은 앞으로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던데 지금 상황에서 고소인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라고도 했다.

아울러 장 대표는 피해자를 겨냥해 “아마 언젠가는 고소인이 언론에 직접 등장하겠지만 오랜 시간 시장님을 존경해왔던 사람으로서 시장님이 떠난 슬픔만큼 고소인에게 죄송스러움과 미안함을 전한다”면서도 “감히 고소인에게 조언을 한다면 인간의 행복함이란 삶의 진정성과 진실함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영승 서울산업진흥원 대표 페이스북 캡처

앞서 장 대표는 전날 김재련 변호사가 2차 기자회견에서 서울시 간부들이 성추행 피해사실을 묵살했다고 폭로한 것에 대해 “기자회견을 보다가 중단했다”며 “분노를 넘어 살의마저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김재련은 여성단체 대표들을 들러리로 세워놓고 기자회견 내내 자기변명을 하고 있었다. 비겁하면서도 사악하다”며 “이제 우리나라의 여성운동은 끝났다”고 했다.

장 대표는 ‘나눔기술’을 창립한 벤처 1세대로 유아 전용 인공지능 스피커 ‘뽀로롯’ 개발에 참여했다. 뽀로롯은 2017년 10월 4차산업혁명위원회 회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나는 아이들의 대통령 뽀통령이야”라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박 전 시장 재직 중인 2018년 11월부터 서울시 산하기관인 중소기업 지원업무를 맡는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를 맡았다.

장영승 서울산업진흥원 대표 페이스북 캡처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