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노무현 전 대통령, 선거서 재미 좀 봤다고 하더니…”

입력 2020-07-23 11:08
21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는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최종학 선임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행정수도 이전 주장에 대해 “위헌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국회 분원 설치는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2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 인터뷰를 통해 “세종시를 자족도시가 되도록 돕는 것은 행정수도 이전과 별개 문제여서 세종시 발전에는 동의한다”면서 “다만 행정수도 이전은 서울에 있는 외국 공관까지 많이 이전해가야 하는 큰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하고 끼칠 수 있는 많은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의 공식 입장이 정해진 바 없지만, 행정수도 이전 위헌판결 이후 당은 위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전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며 “청와대와 국회가 가는 것은 이 문제가 선결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에 대해 “지난 총선 당시 충청권 공약 중에 국회 분원 설치가 들어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면서 “13개 정부 부처가 세종시에 가 있는 상황에서 국장 과장들이 국회까지 오가는 비효율을 없애기 위해 상임위원 회의를 세종에서 하는 것은 논의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회 분원을 상임위 회의를 할 정도로 할 것인지, 서울에 있는 국회에 준하는 큰 기관을 설치할 것인지는 논의가 돼야 한다”면서 ‘분원 설치에 대해서는 여야가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봐도 되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주 원내대표는 여당이 추진하는 행정수도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란 것은 600년 내려온 관습 헌법이라고 했다”며 “헌법을 하위법으로 바꿀 수 없으니 위헌 문제가 선결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정수도법을 만들고 누군가 위헌신청을 하면 헌재에 여당 편이 많으니까 위헌을 안 할 것이라는 생각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개헌이나 국민투표 등으로 위헌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결론을 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자면 절차에 관한 많은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여당을 향해 “16년 전 행정수도 이전을 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선거에서 재미 좀 봤다고 했다”면서 “이번에도 선거 재미를 보려고 민주당이 저러는 측면이 없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집값이 워낙 올라서 자기들이 집값을 잡지 못한 무능 이런 것들 때문에 논점을 행정수도로 옮기면 해결될 듯이 임시변통적으로 낸 측면이 있어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정의당조차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성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