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청계천 하수처리장, 역사체험관으로 탈바꿈한다

입력 2020-07-23 10:41
청계하수역사체험관 배치도

청계하수역사체험관 조감도

최근 수돗물에서 깔다구 유충 등이 발견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2007년 가동을 멈춘 국내 최초의 하수처리장인 청계천 유입펌프장 일대를 역사·문화·산업 자원이 함께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창조한다. 과거의 시설전체가 현장 역사관으로 조성돼 관람객이 직접 물처리 과정과 변화된 시대에 따른 물 유지관리 모습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1976년 준공된 국내 최초 하수처리장의 역사적 의미를 보존하기 위해 23일부터 ‘청계하수역사체험관(가칭) 설계공모’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청계하수역사체험관사업 부지는 1만7000㎡로 방문자센터, 유입펌프장, 유입로로 구성된 ‘역사마당’(5500㎡)과 시민문화 여가공간인 중앙마당(1만1500㎡) 등으로 조성된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방문자센터와 기존 시설인 ‘유입펌프장’과 ‘유입관로’를 접해볼 수 있는 역사마당이다. ‘유입펌프장’은 청계하수역사체험관 본관동으로 구조물과 설비 시설물 자체를 전시하는 공간이다. 펌프장 내 유입동 공간에서는 기계설비를 주제로 하수처리 과정이 전시되며 흡수조, 토출수조 공간에는 영상과 조명 음향 등 시청각 요소를 활용한 전시공간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유입관로는 하수가 유입되었던 첫 번째 통로로 관람객들에게 하수 유입과정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체험공간으로 활용된다.

방문자센터는 새로 만들어지는 지원시설로서 유입펌프장 체험을 위한 장비를 갖추며 전시 후 간단한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서 연면적 200㎡ 의 규모로 방문자홀, 카페, 인포데스크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중앙마당은 서울하수도과학관과 서울새활용플라자 등 주변시설을 이어주는 중심역할을 담당한다. 이곳에서는 기존의 농축조 흔적과 역사성을 드러내는 옥외 전시물과 휴게공간으로 만나볼 수 있다. 유입수문이 있는 부지는 청계천변 산책로에서 접근 가능한 지역으로, 청계하수역사체험관을 알리는 홍보 공간이자 산책로와 자전거길 이용객들에게 휴식 공간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청계하수처리장은 우리나라 본격적인 하수처리시대를 알리는 시설로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 1962년도에 건설계획이 수립되었지만 사업비 부족으로 1966년 AID차관협정(350만달러)을 시작으로 1970년 착공해 1976년도에 준공됐다. 이후 단계적으로 시설이 증설되어 2005년에는 중랑하수처리장으로 개칭되고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2007년도에 중랑하수처리장은 고도처리 및 현대화사업으로 청계하수처리장은 대부분 철거(지하화)되고 그 당시 존치된 유입펌프장과 유입관로는 가동을 멈춘채 남아있게 되었다. 가동되지 않은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나 시설 및 장비의 급속한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어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시는 역사적으로 보전가치가 높은 폐 산업시설에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해 지역 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향후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하수도시설의 경우 문화재 등록도 검토할 예정이다.

‘청계하수역사체험관 설계공모’ 최종 당선작은 오는 10월 22일 선정되며 당선팀에게는 설계권이 주어진다. 서울시는 내년 8월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 과정을 거쳐 2023년 5월 개관한다는 목표다. 창의적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심사과정을 유튜브로 생중계할 계획이다.

최진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국내 최초, 역사적 보존가치가 있는 하수처리처리시설 ‘청계천 하수처리장 유입폄프장’ 일대가 하수역사체험관으로 재탄생되어 시민이 하수도체험시설을 직접 관람할 수 있게 됐다”며 “하수도 과학관과 연계해 많은 학생들의 교육의 장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