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PC방에서 10대 여성이 일면식 없는 손님 2명과 종업원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하는 일이 발생했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특수 상해 혐의로 10대 A양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A양은 전날 오후 7시30분쯤 부산 연제구 한 PC방의 흡연실에서 40대 여성 손님 2명을 흉기로 찌르고, 범행을 말리던 20대 여성 종업원 1명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부상을 입은 손님 중 1명은 등 부위를 다쳐 봉합 수술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손님 1명은 경미한 자상을 입었고, 종업원은 어깨를 다쳤다. 피해자들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날 경찰이 공개한 PC방 CCTV에는 A양의 범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피해자들이 흡연실로 들어서고 유리 자동문이 닫히자, A양은 돌연 흉기를 휘두르는 것으로 보이는 격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A양은 이후 흡연실 밖으로 나와 매장 내에 있던 남성 손님들에게 끊임없이 얘기했다. 그러면서 흉기를 든 손목을 좌우로 몇 번 돌리다가, 흉기를 자신의 상의 배 부위에 닦았다.
잠시 뒤 A양은 다시 흡연실로 들어갔고, A양 앞에서 숨죽이고 앉아있던 한 여성이 자신의 어깨를 움켜잡은 채 PC방 밖으로 나갔다. 이 여성이 어깨에 부상을 입은 종업원으로 추정된다. A양은 범행 후에도 흡연실 내에서 집기류를 파손하며 난동을 피웠다.
A양은 PC방에 들르기 전 주점에서 혼자 소주 1병과 맥주 1병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집에 들러 흉기를 챙긴 뒤 평소 자주 방문하던 PC방에 들어갔다. A양과 피해자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으며, A양은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던 중 그곳에 들어온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는 범행 전 A양과 언쟁이나 몸싸움 등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묻지마식 범죄의 가능성도 제기됐다.
A양은 현재 범행 동기를 제대로 진술하지 않고 있다. 집에서 흉기를 가지고 나온 이유에 대해서도 “아무 생각 없이 가져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