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편지가 수북하게 쌓여있던 아버지의 책상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대구지역 토종 섬유기업 ㈜세아섬유 배은숙(48) 대표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160번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한다.
배 대표는 오는 28일 대구시청에서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권영진 대구시장 등과 함께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가입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배 대표는 “홀어머니 슬하에서 불우하게 어린 시절을 보냈던 선친은 사업을 하면서 주변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며 “사무실 책상에는 언제나 보육원 아이들이 보내온 감사편지가 수북했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가 실천해 온 나눔의 삶을 이어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배 대표의 선친이 창업한 세아섬유는 1968년 5월 세아직물로 출발했다.
배 대표는 대학졸업 후 1996년부터 세아섬유의 전신 세아직물에서 근무하며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그 후 실장, 부사장을 거쳐 2017년부터는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으며 현재 24명의 직원들과 함께 연 매출 70여억원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회사를 경영하던 중 위기 상황도 있었다. 고객사들의 어려움으로 대금회수가 어려울 때도 있었고 최근 어려워진 섬유업계의 경기도 극복이 쉽지 않은 과제였다. 하지만 배 대표는 특유의 열정과 리더십, 차별화된 전략으로 위기들을 극복해 나가며 기업을 운영해 오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동종업계 최초로 실시간으로 생산현황을 공유하는 앱을 개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나눔의 삶을 실천한 선친의 유지를 일찌감치 받들려고 했으나 바쁜 회사 경영으로 숙원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조지 벤슨(George Benson)의 ‘The greatest love of all’이란 노래를 들으면서 마침내 지금까지 미뤄두었던 마음의 숙제를 해결하기로 한 것이다.
배 대표는 “‘난 믿어요.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란 걸...’이란 가사로 시작하는 이 노래를 듣는 순간 이제 그 숙제를 해야 할 때라는 걸 직감했다”며 “사랑의 열매와 인연을 맺어준 ㈜에스케이덱스타일 정현분 대표(대구 아너소사이어티 88호)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아너소사이어티 가입과 함께 배 대표는 본인이 직접 캐릭터를 개발한 99.9% 항균기능을 가진 ‘세수니 마스크’ 1만장(시중가 6000만원 상당)도 함께 기증할 예정이다.
아너소사이어티는 1억원 이상을 일시 또는 5년 이내 기부를 약정함으로써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 클럽이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