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1600명 실직 위기…이상직 논란에 침묵하는 민주당

입력 2020-07-23 09:09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민일보 DB

제주항공이 결국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6개월 넘게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제주항공으로의 인수를 기대하며 임금 반납에까지 동의했던 직원 1600명은 실직 위기에 놓였다.

앞서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를 둘러싼 주식 매입 자금 의혹 등 각종 의혹이 불거졌고, 이 의원은 가족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을 모두 헌납하겠다고 밝혔지만 인수 무산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이 이 의원을 두고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 의원 관련 논란이 제기된 후에도 민주당은 공식 대응을 자제해왔다.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상직 의원 관련해서는) 아직 당 차원 논의가 없다”며 ‘본인이 당에 소명한 것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아직 없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과의 인수·합병 관련 거래종료 시점을 연기한 16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29일 “저와 가족이 보유한 이스타 항공의 주식을 이스타항공 측에 모두 헌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50억원 규모의 체불임금 책임 소재를 놓고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 의원이 밝힌 입장문엔 체불임금에 대한 해결 방안은 빠져있었다. 이스타항공 노조 측에서는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은 김현정 부대변인이 이 의원 대신 노조 측에 체불임금 250억원 중 일부만 부담하는 것에 합의해달라며 협상을 중재해 논란이 됐을 때도 “개인의 중재였을 뿐 당 차원의 개입은 없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다만 당원게시판에는 이 의원에 대한 출당 조치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노조 임금 체불 문제와 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자녀에 불법 지분 증여 의혹 등을 명확히 밝힌 뒤 그에 따른 조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당원은 “자녀에게 편법으로 증여하고 수년간 일한 근로자들의 어려움을 모른채하는 이상직에 대한 당의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공정에 방해가 되는 것은 정리하고 가야하는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