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결국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했다. 반년 넘은 임금 체납에 이어 반납에까지 동의하며 인수를 기대했던 이스타항공 직원 1600명이 거리에 나앉게 됐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국토교통부와 이스타항공에 인수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르면 이날 오전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 계약 파기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6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가 주식매매계약(SPA)의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해지 조건이 충족됐음을 밝힌다”고 발표했었다. 국토부와 고용노동부 등은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수뇌부를 최근까지 만나면서 중재를 해왔다.
제주항공은 체불임금 및 유류비, 운영비 등을 포함 1700억원이 넘는 미지급금을 이스타항공이 해결해야 인수가 마무리될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정부 중재에도 불구하고 양사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주식 약 51%를 545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업계가 어려워지면서 각종 비용의 책임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로 발생한 손실은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의 책임이라고 주장했고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각종 비용을 해결하라고 주장해왔다. 제주항공은 정부의 중재 노력과 여론 등을 고려해 딜 클로징(종료) 시점을 늦췄지만 결국 ‘노딜' 선언을 해 M&A가 무산됐다. 자력으로 회복 불능 상태인 이스타항공은 결국 파산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법정 관리 돌입에 따른 기업회생보다 청산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반년 넘게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제주항공으로의 인수를 기대하며 임금 반납에까지 동의했던 직원 1600명이 결국 실직할 위기에 처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