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판 ‘부부의 세계’ 김제시의원 유진우에 이어 고미정도 제명

입력 2020-07-23 05:01
JTBC 뉴스 화면 캡처

전북 김제시의회는 22일 임시회를 열고 동료 의권과 부적절한 관계로 물의를 빚은 고미정(51)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의결했다. 고 의원은 제명과 동시에 의원직을 상실했다.

시의회는 이날 열린 제241회 임시회 본회의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제명 의결된 고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상정해 참석 의원 12명의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로인해 지난 15일 이미 제명이 의결된 유진우(53) 의원과 함께 불륜 스캔들의 주인공인 두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게 댔다.

유 의원의 지역구인 다선거구(만경읍 백산면 공덕면 청하면)의 보궐선거는 내년 4월에 치러지게 됐다. 비례대표인 고 의원은 민주당이 후순위 비례대표를 선관위에 등록하지 않아 의원직을 승계할 수 없다.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한 이후 전북에서 지방의원이 제명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 의원의 불륜 스캔들은 지난달 12일 유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유 의원은 “항간에 떠도는 소문은 사실”이라며 “책임을 지기 위해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12월부터 해당 여성의원 남편 등으로부터 폭행 및 사퇴 압박을 받아 우울증과 정신적 고통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아직도 몸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불륜은 맞지만 일방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한 유 의원은 “동료 의원으로부터 전화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당신을 사랑하겠다’라는 등의 구애 편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 의원은 민주당 탈당과 동시에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실제 사퇴하지 않아 결국 윤리특위에 회부됐다.

두 사람은 지난 1일 김제시의회희장단 선출을 위해 모인 자리에서 폭언과 욕설을 하며 싸워 물의를 빚었다. 유 의원은 고 의원에게 “내가 스토커냐. 이야기해봐라”라며 따졌고 고 의원도 지지 않고 “그럼 내가 꽃뱀입니까”라고 맞받아쳤다. 유 의원은 “꽃뱀 아니었냐. 나한테 끝까지 전화해 ‘의원하게 해주세요’(했지) 할 말 있으면 해봐. 할 말 있으면 하라고. 너 나하고 간통 안 했냐”고 따져 물었다. 고 의원도 “유 의원 때문에 자신의 남편이 다쳤다”고 주장하며 응수했다.

이후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시의원들의 불륜으로 막장 드라마가 돼버린 김제시의회를 구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에 따르면 유 의원과 고 의원은 지난해 11월 해외연수를 다녀온 후부터 각종 불륜설에 휩싸였다. “김제시민의 일원으로 해당 의원이 더 의회활동을 할 수 없게 신속히 제명을 촉구한다”고 한 청원인은 “김제시의회 역시 불륜 사실을 알면서도 지금껏 늑장 대응을 한 책임을 지고 김제시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해당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