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취소 논란… 콘서트장-공연장의 감염 위험도 다르다

입력 2020-07-22 22:20 수정 2020-07-22 23:52
TV조선 캡처

‘내일은 미스터트롯’ 콘서트 첫 주 공연 5회가 취소돼 팬들의 아쉬움이 큰 가운데 서울 송파구청 직원들이 뮤지컬을 관람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공연계는 대중가요를 공연하는 콘서트장과 뮤지컬을 공연하는 일반 공연장의 위험도가 다른 상황에서 자칫 공연장 운영 재개 비판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내일은 미스터트롯’ 콘서트와 관련된 일부 언론은 송파구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려는 취지로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1만5000석)에서 예정됐던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취소하고 구청 직원들은 단체로 뮤지컬 공연을 관람했다고 22일 비판했다. 송파구청이 21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을 운영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대규모 공연 집합금지 행정명령 공고를 내려놓고 같은 날 구청 직원 150여명이 뮤지컬 관람했다는 이유다.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공고가 내려온 다음날 취소됐다.

‘내일은 미스터트롯’ 콘서트 취소 이후 팬들 역시 일부 언론의 보도에 동조하고 있다. 이런 코로나19 시국에서 구청 직원들의 단체 관람은 비판을 받을 소지가 충분하다. 다만 이번 논란과 관련 ‘공연’이라고 해도 대규모와 콘서트와 뮤지컬, 연극 등 소규모의 실내 공연을 구분하지 않은 것은 오해의 소지가 크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질본)는 공연시설의 종류에 따라 위험도를 다르게 평가한다.


질본이 코로나19 고위험시설 유형을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공연시설’ 부문에 대규모 콘서트장과 실내 스탠딩 공연장을 포함했다. 밀접 접촉 가능성, 비말 감염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연 시설 가운데 위험도가 특히 높다고 봤다. 반면 뮤지컬, 연극 등을 올리는 실내 공연장은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뮤지컬 공연장에서 관객은 모두 마스크를 끼고 침묵한 채 무대 쪽을 바라보지만 콘서트장에서는 노래를 따라하거나 환호성을 질러 비말 전파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송파구에서 21일 기준으로 지난 5일간 9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확진자가 늘자 송파구청은 시중 감염 우려가 있다고 보고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21일 오후 12시부터 별도 해제 시까지 공공시설 내 5000석 이상 대규모 공연 집합 금지 공고를 내렸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현재 대규모 콘서트는 하나도 열리지 못하고 있지만 뮤지컬 공연은 꽤 많이 무대에 오른다”며 “공연장 환경이 다르기 때문인데, 콘서트장은 뮤지컬 공연장보다 규모도 상당히 크고 비말 전파 우려도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로트 콘서트와 뮤지컬 공연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대형 콘서트를 감염 확산세가 큰 지역에서 개최하는 것은 아직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공연이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2000명 이상이 모이는 대형 공연은 통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거의 진행하지 않는다. 2000명 이하 공연 위주로 공연 재개를 허가하고 있는데 방역당국의 통제가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초부터 공연을 재개한 오스트리아에선 7~8월 야외에서 열리지만 7000명을 수용하는 브레겐츠 오페라 페스티벌은 취소됐지만 2000명 이하로 입장하는 실내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개최가 허용됐다. 덧붙여 이탈리아 베로나 원형경기장에서 열리는 아레나 디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의 경우 올해 7~8월 기간과 규모를 축소하면서 오페라 대신 아리아 중심의 콘서트로 진행하는 한편 1만5000명의 수용인원을 3000명으로 줄였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