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내년도 최저임금이 역대 최저인 1.5% 인상 속에 8720원으로 결정된 가운데 일본 정부는 올해 최저임금을 사실상 동결했다. 세계 금융위기로 경기가 급랭한 2009년 이후 11년 만이다.
22일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후생노동성 자문기관인 중앙최저임금심의회(중앙심의회)는 올해 전국 평균 최저임금 인상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중앙심의회는 올해 지역별 최저임금에 대해 “현행 수준 유지가 타당하다”며 사실상 동결 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일본의 전국 평균 최저임금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으로 3% 이상 올랐지만, 올해는 인상 흐름이 멈추게 됐다.
일본은 중앙심의회가 제시한 기준을 근거로 각 지방심의회가 협의를 거쳐 지역별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현재 일본의 전국 평균 최저임금은 901엔(약 1만84원)이다. 지역별로 보면 도쿄가 1013엔으로 가장 높고, 오이타현이 790엔으로 가장 낮다.
애초 노동계는 “경제 회생을 위해서는 수요 진작이 필요하다”며 인상을 요구했지만, 경영계는 “경제 지표가 최악”이라며 동결로 맞섰다. 중앙심의회가 결국 경영계 손을 들어준 것이다.
교도통신은 이를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를 고려해 고용 유지를 우선시하는 자세를 선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