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태영호 “3억 규모 방역지원 승인…北 코로나 증거”

입력 2020-07-23 06:00

미래통합당 태영호(사진) 의원이 23일 “정부가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했지만 북한의 낙후된 의료시스템 등을 감안할 때 북한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태 의원은 “만약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이 안 좋은데 국정원과 통일부가 이를 알면서도 축소해 보고한 것이라면 국회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북한 매체 보도나 동향 등을 분석해 보면,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된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정부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의도적으로 축소 보고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다.

태 의원은 북한의 뒤처진 의료시스템뿐 아니라 북한에 코로나 사망자가 500명을 넘어섰다는 국내 일부 언론 보도를 언급하면서 “북한의 코로나19 문제가 저절로 나아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예상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남측의 방역 물자가 최근 대규모로 북한에 전달된 점도 거론했다. 태 의원이 최근 통일부로부터 받은 대면 보고에 따르면 통일부는 지난 3월 31일 1억원 상당 소독제의 대북 반출을 승인했으며, 이 소독제는 지난 5월 북한에 전달됐다.

지난 4월 21일에는 2억원 상당의 방호복 2만 벌을 북한에 보내는 방안도 승인됐다. 관련 재원은 민간단체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합당에서는 “상당 규모의 대북 방역물자 반출 승인이 이뤄진 것은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됐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국가정보원을 통해 제출한 인사청문 자료에는 ‘북한 내 코로나19 환자 발생은 공식 확인된 바 없으나,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기에 앞서 북·중 교류가 활발했기 때문에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이라고 돼 있다.

이어 ‘그러나 북한이 1월 말 중국보다 선제적으로 국경봉쇄 조치를 실시하는 등 여러 정황으로 볼 때 현재 북한내 코로나19 상황은 어느 정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됨’이라는 분석도 포함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인사청문회 요구 자료에 대한 이 후보자의 서면답변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담겨 있다. 통일부는 ‘(북한은) 코로나19 감염자에 대해서는 보건상 등 당국자 발언 및 노동신문 등 매체를 통해 없음 입장을 지속 견지하고 있으며, WHO에도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통보하고 있음’ ‘다만, 의심환자 격리조치(의학적 감시) 및 규정에 따른 격리해제 등 관련 현황에 대해서는 보도하고 있음’ 등으로 파악했다.

통일부는 또 ‘북한은 최근 당 정치국 확대회의(7월 2일)를 통해 자만·해이를 경계하고, 전염병 유입 위험성 완전 소실 시까지 비상방역사업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음’이라고 보고했다. 태 의원은 이날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북한 코로나19 문제를 집중적으로 질의할 예정이다. 정부의 대북 정보와 투명한 정보 공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게 태 의원 판단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