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책으로 꼽히는 일회용 마스크가 야생동물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족쇄가 되고 있다.
지난 20일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의 동물보호단체 RSPCA는 19일 에섹스주의 첼므스포드의 거리에서 우연히 날지 못하고 땅바닥을 서성이는 갈매기 한 마리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았다.
거리를 헤매는 갈매기 한마리를 본 상점 점원은 갈매기가 상처를 입었다고 판단해 상태를 살피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다. 갈매기는 애써 날아가는데 성공하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점원은 갈매기 발에 묶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회용 마스크였다. 갈매기의 양 다리는 귀에 거는 탄성 있는 줄에 칭칭 감겨 있었다.
이 점원은 “거의 움직이지 못하던 이 갈매기는 사람이 다가가자 두려워하며 도망치고 싶어했지만 한 발로 깡충깡충 뛰기만 할 뿐이었다”며 “그 뒤로도 갈매기는 같은 장소에 몇시간씩 움직이지 않고 앉아있었다. 너무 걱정스러웠다”고 말했다.
갈매기가 줄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줄은 더 단단하게 조여들었고 얼마 뒤 갈매기는 아예 날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갈매기는 대략 1주일 정도 마스크에 발이 묶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보다 못한 점원은 동물보호단체에 구조를 요청했고, 이들은 재빨리 갈매기를 포획해 야생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야생동물병원 측은 “갈매기는 마스크에 묶여 있던 발 부위가 부어오른 상태였다”며 “갈매기는 현재 회복 중이며 준비가 되는 즉시 야생으로 돌려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재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