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실제로는 18만5000명을 넘을 수 있다는 국내 연구결과에 대해 방역당국이 “해석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2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해당 연구는) 조사 대상자 규모가 198명으로 조금 적고 검사 방법도 특이도가 92% 정도 되는 신속 항체 진단키트를 사용했다”며 “이 검사에 대한 해석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구가톨릭대, 경북대병원 등이 참여한 국내 연구진은 5월 25일부터 6월 5일까지 대구 지역 의료기관을 찾은 18∼82세 환자 103명과 보호자 95명 등 총 19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이력을 확인하는 항체 검사를 실시한 결과 7.6%에 해당하는 15명에게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를 대한의학회지(JKMS)에 발표했다.
198명은 모두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인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생기는 단백질의 일종인 ‘항체’가 발견된 것이다.
대구 인구는 243만여명으로 이 가운데 7.6%가 감염된 적이 있다고 추정하면 확진자 규모가 18만5290명 정도 되는 셈이다. 지난 6월 5일 기준 대구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6886명의 27배에 해당한다.
다만 연구진은 이 항체가 실제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인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중화항체가 형성되어야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정 본부장은 이 연구 결과에 한계가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방역당국도 대구 지역에서 확진자보다 더 많은 감염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 규모를 추정하기 위해 3300명 정도를 대상으로 항체가 조사를 시행하려고 대구시와 준비하는 상황이고, 대규모 조사를 통해 감염률에 대한 부분을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방대본은 지난 9일 대구를 제외한 지역 거주자 355명을 대상으로 항체 형성 여부를 조사했고 이 중 단 1명(0.03%)이 항체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