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전 벌인 추미애·김태흠…“내가 여자라서 안되나” “싸우러 오셨냐”

입력 2020-07-22 17:22 수정 2020-07-22 17:23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하는 가운데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는 모습.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이 22일 열린 21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에서 설전을 벌였다. 김 의원의 공세를 추 장관이 적극 받아치면서 양측은 언성을 높였다. 여야 의원들 간에도 고성과 야유가 오갔다.

추 장관은 “추 장관은 아들 문제에는 ‘아들 신상을 건들지 말라’고 세게 말씀하셨는데 (박원순 전 서울시장 피해자 문제에도) 강력 대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김 의원 질의에 “그 사건 질문과 제 아들을 연결시키는 질문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질의에도 금도가 있다”고 따졌다.

김 의원이 “왜 자꾸 왜 따지려 그러느냐. 지금 싸우러 나오셨냐”라고 반문하자 추 장관은 “제가 싫은 소리를 들을 자세는 돼 있지만, 모욕적인 단어나 망신주기 위한 질문은 삼가시기 바란다”고 받아쳤다. 김 의원이 목소리를 높이며 추 장관을 압박하자 일부 여당 의원들이 김 의원에게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추 장관은 유출 의혹이 제기됐던 법무부 입장문 초안에서 논란이 된 ‘수명자’(법률명령을 받는 사람) 표현을 쓰느냐고 묻자 “남자인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수명자를 쓸 수 있고, 나는 여자라서 수명자라는 용어를 쓰면 안 되느냐”라고 반발했다.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답변 태도를 문제삼고 있다. 연합뉴스

추 장관은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선 “수사가 끝나면 감찰하겠다”며 “검사장은 법무연수원으로 발령을 냈기에 법무부 감찰 권한 안에 들어와 있다”고 했다.

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한 검사장과 채널A 기자 간 녹취록을 본 소감을 묻는 말에는 “검사장으로부터 ‘일개 장관’이라는 막말을 듣는 데 대해 자괴감을 느꼈다”고 발언했다.

박성중 통합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도 거론하며 추 장관을 공격했다. 박 의원은 “항간에 기회는 문재인처럼, 과정은 조국처럼, 결과는 윤미향처럼, 대출은 이상직처럼, 지시는 추미애처럼, 대답은 김현미처럼, 뻔뻔하려면 최강욱처럼 이런 말이 유행하고 있다”며 “지금은 민주당의 내로남불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여야 의원들 간 신경전도 뜨거웠다. 범여권인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질의를 마치자 정진석 통합당 의원이 “변호하러 온 것이냐”고 말했다. 이를 들은 최 대표가 “정 의원님 품위를 생각하세요. 국회부의장을 하고 싶으면 올라와서 얘기하세요”라고 맞받았다. 정 의원은 야당 몫 국회부의장이 유력했지만 통합당의 상임위원장직 포기와 맞물려, 국회부의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