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까지 번졌다… 시설·모임 가리지 않는 집단감염

입력 2020-07-22 17:02

노인센터, 부동산 사무실에 이어 군부대에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번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나이가 많을수록 치명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만큼 노인 관련 시설의 방역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노인 주·야간 보호시설인 서울 강서구 ‘강서중앙데이케어센터’와 관련된 첫 환자가 나온 지난 19일부터 22일 정오까지 나흘 만에 15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다. 시설 이용자가 12명 감염됐고, ‘n차 감염’이 시작돼 이용자의 가족이 3명 확진됐다.

강남구 K빌딩의 부동산 관련 회사(유환 DnC)에서도 전날 첫 환자가 나온 후 전파가 빠르게 이뤄져 누적 확진자가 13명까지 늘었다. 부동산 관련 전화 상담이 많은 곳으로 앞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콜센터와 같이 코로나19 전파에 취약한 환경이었다고 방대본은 설명했다.

군부대에서도 집단감염이 터졌다. 경기도 포천 8사단 육군부대에서 전날 2명의 병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주둔지 전 병력(간부·병사 22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한 결과 이날 11명이 추가됐다. 최초 확진된 병사들은 지난달 초 휴가를 다녀왔으며 감염경로는 현재 조사 중이다.

신규 확진자 0명을 기록했던 광주에선 기존 방문판매모임 집단감염이 배드민턴 동호회를 거치면서 1명의 지역감염자를 새로 양산했다. 강남구 역삼동 V빌딩과 구로구의 한 공인중개사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경기북부(남양주·파주·의정부·고양·양주) 거주자 6명이 이틀 새 한꺼번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대부분 부동산 관련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우려가 큰 곳은 단연 노인 관련 시설이다. 22일 0시 기준 사망자 297명의 연령대별 치명률을 보면 30~39세 0.12%, 40~49세 0.16%, 50~59세 0.65%이지만 60~69세 2.28%에서 70~79세 9.41%, 80세 이상 25.08%로 급격히 오른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70대 어르신은 10명 중 1명, 80대 어르신은 4명 중 1명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률이 높고 위험한 감염병”이라며 “고령의 어르신을 주로 보호하는 사회복지시설, 요양병원 등의 감염예방조치는 방역의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최근 이라크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라크발(發) 해외유입이 급증함에 따라 현지 주재 건설근로자 297명을 군용기 2대를 통해 귀국시키기로 했다. 이들은 23일 오후 바그다드를 출발해 24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예정이다. 기내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탑승 전 유증상자와 무증상자를 분리하고, 좌석의 60% 이하로 탑승토록 한다. 입국 후엔 모든 승객에 대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한다. 정부는 음성으로 확인돼도 별도의 임시생활시설에 2주간 격리해 지역사회로의 확산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