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근로자가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한 경기 용인 SLC 물류센터 화재는 이 건물 지하 4층 냉동창고 구석 쪽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 수사전담팀은 22일 오전 10시45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약 6시간에 걸쳐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고용노동부 등 6개 기관과 불이 시작된 지하 4층을 중심으로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감식 결과 “지하 4층에 있는 냉동창고 구석 쪽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발화 장소가 냉동창고 내부인지 바깥쪽인지 등 정확한 지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식에 참여한 정요섭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지하 4층 내부는 1만여평으로 매우 넓고 식품류를 보관하는 창고이면서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고 했다.
경찰은 이날 감식과 수사 내용 등을 종합해 추가 감식이 필요한지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건물 내부를 비추는 CCTV를 통해 불이 지하 4층에서 시작되는 장면을 포착했다.
다만 화면상 불길이 시작된 지점이 벽면인지 천장인지 아니면 어떤 시설 혹은 물체인지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합동감식팀은 지하 4층을 집중적으로 감식을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CCTV를 살펴보니 발화지점과 현장 직원이 소방당국에 진술한 화물차 주변에서 발생한 폭발음과는 뚜렷한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발화지점과 원인 등은 좀 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이번 화재로 숨진 피해자들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시신을 이날 국과수로 보내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이번 화재는 전날 오전 8시29분쯤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소재 지상 4층·지하 5층 규모 SLC 물류센터에서 발생했다.
화재로 근로자 5명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중상 1명, 경상 7명 등 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불이 난 SLC 물류센터는 연면적 11만5000여㎡ 규모로, 2018년 12월 준공됐다.
오뚜기물류서비스 등이 입점해 있으며 평소 150명가량이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인=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