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 확진자 비율의 절반을 차지하는 대구의 실제 감염자 규모가 18만명이 넘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21일 대구가톨릭병원과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공동 연구팀이 대한의학회 국제 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이 5월 25일부터 6월 5일까지 대구가톨릭병원을 방문한 일반환자와 보호자 198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시행한 결과, 7.6%인 15명이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 대상자들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적이 없었으며, 항체를 보유한 7.6%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코로나19를 앓고 지나갔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이 추산한 항체 보유율 7.6%는 지난 9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국내 코로나 항체 보유율인 0.03%보다 훨씬 높다.
연구팀은 이를 대구 인구 243만 8031명에 대입하여 대구의 실제 감염자 수는 18만 529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중앙방역대책본부가 22일 오전 0시를 기준으로 발표한 대구 지역의 확진자 6937명의 26.7배에 달하는 규모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항체를 보유한 15명 중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했던 사람은 1명이었으며 13명은 코로나 의심 증상을 경험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단일 병원에서 소수의 연구 대상을 모집했다는 점에서 모집단의 크기가 작고 대표성이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진단되지 않은 누락 사례의 수가 확인된 사례의 수보다 적어도 10배 더 높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최초의 연구로서 의미를 가진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대구의 정확한 감염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3300명을 대상으로 항체가 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대구시와 협의하며 검사를 준비·진행하는 상황”이라며 “대량의 조사를 통해 감염률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금주 인턴기자